[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상금보다 최초라는 타이틀 더 기뻐요."
'당구여제'라는 별칭을 듣고 있는 김가영(하나카드)이 여자프로당구(LPBA) 최초로 'TS샴푸 퍼펙트큐'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6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 LPBA 16강전에서 소속팀 동료인 사카이 아야코(일본)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1-1 팽팽히 맞서고 있던 마지막 3세트 첫 이닝서 9득점을 한 번에 쓸어 담았다.
김가영은 이로써 퍼펙트큐를 기록했고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LPBA 투어에선 처음 나온 퍼펙트큐이고 남자부인 PBA까지 포함하면 통산 27번째다.
TS샴푸 퍼펙트큐상은 PBA와 LPBA 매 대회 세트제 경기에서 상대 점수와 이닝에 관계 없이 한 큐에 세트 모든 득점(PBA 15점, LPBA 11점, 마지막 세트도 포함)을 달성할 경우 주어지는 특별상이다.
김가영과 사카이는 이날 경기에서 두 세트를 나란히 11-4(8이닝)로 나누어 가지며 접전을 펼쳤다. 김가영의 퍼펙트큐는 마지막 3세트에 나왔다.
선공을 얻은 사카이가 2득점으로 물러나자, 김가영은 끌어치기 옆돌리기로 퍼펙트큐 출발을 알렸다. 이어 옆돌리기와 횡단 샷으로 득점을 쌓았다. 그는 어려운 브릿지도 거뜬히 해냈고 뱅크샷 없이 8점까지 단숨에 도달했다.
김가영은 마지막 뒤돌리기로 9점을 올리며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경기 후 프로당구협회(PBA)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얼떨떨하다"며 "언젠가는 나올 기록일텐데, 내가 하고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골프의 홀인원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에서도 우승을 많이 차지해도 홀인원을 한번도 못하는 선수도 있지 않나. 실력 외에도 많은 것들이 따라 줘야 할 수 있는 기록인 것 같다.이다. 상금보다 첫 달성이라는 타이틀이 좋다. 우승만큼 값지다"고 덧붙였다.
김가영은 "(3세트에서)7점 이후 8득점을 위한 옆돌리기를 시도할 때, 충돌(키스)이 신경쓰였다"며 "정확도가 필요한 공이었는데, 성공시켜 너무 뿌듯했다. 8득점 이후 실수가 없는 한 퍼펙트큐를 성공할 수 있겠다는 감이 왔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럭키샷 없이 그리고 뱅크샷 없이 정확하게 한 득점, 한 득점을 쌓아 나간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대회 우승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김가영은 "시즌 개막전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지만,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퍼펙트큐라는 좋은 기운을 발판삼아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김가영은 7일 열리는 8강전에서 용현지(하이원리조트)를 만난다. 또 다른 8강전은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장혜리, 강지은(SK렌터카)-전지우, 임정숙(크라운해태)-김다희가 각각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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