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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과속 스캔들' 구자균, 모럴 헤저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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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이미지 실추에도 자숙 없이 경영 활동 여전히 활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구자균 회장이 페라리 스포츠카로 서울 도심에서 시속 167㎞의 과속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가운데 LS일렉트릭에서 조카인 구동휘 부사장이 더 존재감을 키울 지 주목된다. 회사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구 회장의 자숙이 필요해 보이는 만큼, 구 부사장이 신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활동을 더 강화할 지 관심이 쏠린다.

구자균 LS일렉트릭 CEO 회장 [사진=LS일렉트릭]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균 회장은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됐으나, 경영 활동에 여전히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부하직원 김 모씨도 구 회장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가 들통나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구자균, '페라리' 타고 167km 질주…부하직원 '거짓진술'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9일 밤 11시 30분경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자신의 페라리 스포츠카를 시속 167㎞로 과속하다 단속 카메라에 찍혔다. 도로교통법상 제한속도보다 시속 80㎞ 이상 초과할 경우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닌 3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 등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구 회장이 주행한 올림픽대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인데, 구 회장은 시속 87㎞ 초과 주행했다.

당시 경찰이 구 회장에게 조사하라고 통보했으나 직원 김 씨가 지난해 12월 23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올해 초 이뤄진 2차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1차 조사와 달리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김씨는 차량에 탑승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직접 출석해 자신이 차량을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김 씨가 단순 과태료 납부 사건으로 알고 구 회장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려고 '과잉 충성'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한 것"이라며 "구 회장은 단순 과속으로 벌금형이 유력하기에 별도의 사법적인 대응을 준비하진 않고 있고, 경영 활동도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자 승계 원칙' 따른 LS…신사업 강화 나선 구동휘 행보 '눈길'

하지만 구 회장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재계에선 전형적인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시속 167km를 달리고도 이를 범법 행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평소에도 이 같은 행동이 빈번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해도 벌금형에 그친다는 점을 구 회장과 사측 모두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도 논란 거리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구 부사장이 당분간 경영 전면에서 좀 더 활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LS 오너일가 3세'인 구 부사장은 올해 LS일렉트릭에 합류하며 3인 대표 체제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LS일렉트릭은 구자균 회장, 김동현 ESG 총괄, 구동휘 부사장 등 3인으로 구성됐다.

LS일렉트릭 본사 전경 [사진=LS일렉트릭]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전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2013년 LS일렉트릭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6년 말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2019년 ㈜LS로 자리를 옮겼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E1에서 전무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E1의 신사업 발굴에 주력했다. 올 들어선 지난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해 LS일렉트릭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사장은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전기차 부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S그룹의 회장 승계 방식이 '장자 승계 원칙'을 따랐다는 점에서 구 부사장이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 됐다. 전임 회장들인 구자홍·자열 회장의 임기가 각 9년이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구자은 회장도 2030년까지 LS그룹을 이끌 전망이다.

3세 경영인들 사이에 회장 선임 원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원칙상 유력 후보인 구자홍 전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마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LS 지분이 없는데다 LS그룹 외부에서 활동하고 있어 승계 구도에선 벗어나 있는 상태다. 이에 두 번째 회장인 구자열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부사장이 현재 3세대 경영인들 중 유일한 장남 라인이란 점에서 구자은 회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구 부사장이 구자은 회장을 제외한 특수관계인들 중 단일 주주로서 ㈜LS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2.99%)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한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가 짧은 시일 내 기존에 전문경영인이 맡던 각자대표 자리에 올라 책임 경영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사촌 등과 비교하면 구 부사장의 행보는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며 "최근 구자균 회장의 일탈로 LS일렉트릭 내 구동휘 부사장의 존재감이 더 부각된 분위기"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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