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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신한투자증권, 480억 규모 펀드환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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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만기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 환매 중단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판매한 480억원 규모 영국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의 환매가 중단됐다.

투자자들은 판매사인 증권사들이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과 재보험을 이유로 '원금 보장이 가능한 상품'이라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 사기라고 비판하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환매 중단 이후 포트코리아 운용은 지난 9월경 4차례에 걸쳐 서울 여의도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환 연기에 따른 수익자 총회'를 열었다. 해당 총회에서 운용사 관계자가 환매 중단 관련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보]
환매 중단 이후 포트코리아 운용은 지난 9월경 4차례에 걸쳐 서울 여의도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환 연기에 따른 수익자 총회'를 열었다. 해당 총회에서 운용사 관계자가 환매 중단 관련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보]

◆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펀드, 지난 6월 환매 중단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는 영국 피터보로(Peterborough) 시에 폐기물 소각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에서 총 48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 펀드 1·2호는 지난 2018년 9월, 3·4호는 2019년 7월경 각각 설정돼 올해 6월 펀드 만기가 도래했지만, 올해 3월부터 이자가 지급되지 않으면서 환매도 중단됐다.

해당 펀드 자금은 홍콩 자산운용사인 트렌스 아시아(Trans Asia)가 관리하는 홍콩 회사법인 다노스(Danos)에 투자됐다.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1호 펀드가 다노스의 유로본드를 매입하고,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는다. 그린에너지 2~4호 펀드는 1호 펀드에 연계한 DLS에 투자하고 성과를 얻는 구조다. 다노스는 투자받은 자금을 영국 PGEL(Peterborough Green Energy Limited)에 대출해 주고, 해당 자금은 피터보로 시 프로젝트 부지 사용권 확보 대금과 건설 초기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PGEL의 실질적 주인이자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사업 주체인 말레이시아 상장사 KNM그룹이 경영 악화를 겪으며 사업에 문제가 발생했다. KNM그룹은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발전소 공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발전소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서 펀드 만기에 투자원금과 이자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게 포트코리아 운용 측 설명이다.

 KB증권 펀드 사내 교육자료를 통해 펀드 세일즈 포인트로 △보험 가입 등을 통한 우수한 상환 안정성 △건설 리스크 완화 △양호한 사업 신뢰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보]
KB증권 펀드 사내 교육자료를 통해 펀드 세일즈 포인트로 △보험 가입 등을 통한 우수한 상환 안정성 △건설 리스크 완화 △양호한 사업 신뢰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보]

◆ 투자자, 계약취소·불완전판매 주장

펀드 투자자들은 당초 운용사와 판매사에서 프로젝트 보험을 이유로 펀드에 부실이 생겨도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을 근거로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다노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PGEL에 대출해준 금액(6천850만 유로)보다 큰 규모의 손해보험(7천500만 유로)에 가입했고, 지급불능을 대비한 재보험까지 가입한 것을 강조하며 펀드 투자자의 원금이 보장된다고 안내했다는 주장이다.

KB증권으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A씨는 "보험에 가입돼 있어 원리금 보장이 되는 아주 안전한 펀드이기 때문에 정기 예금처럼 안전하다고 안내했다. KB증권 PB가 보내온 메세지와 이메일에서도 '원리금 보장 구조'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다. 이를 믿고 펀드에 가입했던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KNM그룹에 대해서도 한국의 삼성전자와 같은 정도의 신용도가 높은 회사여서 원리금 상환에 있어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당초 해당 건설 사업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2019년 7월 착공해 2021년 9월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 착공률은 5.4%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KNM그룹 측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경영 악화를 겪었다고 주장하지만, 착공시점이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애초 투자금이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서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 B씨는 "현재까지 펀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운용사나 판매사 직원들은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1년여 기간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1~4차까지 순차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공사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 약 5.4%의 기반공사만 하고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다. 처음부터 발전소 건립공사를 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펀드 판매 당시 증권사들이 펀드 대출금이 발전소 공사 외 다른 목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는 위험과 영국 현지 발전소 공사가 지연되거나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을 선임해 판매사와 운용사를 상대로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와 그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책임 소송,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금지 원칙 위반,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등에 관한 형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KB증권의 사내 교육자료와 같이 포트코리아 운용의 상품설명서에도 '국내 투자자는 건설자금 대출을 제공하며, 다양한 방식의 건설위험 헤지와 함께 신용도 높은 보험사의 손해보험으로 대출원리금 보장을 추구한다'고 안내돼 있다. [사진=제보]
KB증권의 사내 교육자료와 같이 포트코리아 운용의 상품설명서에도 '국내 투자자는 건설자금 대출을 제공하며, 다양한 방식의 건설위험 헤지와 함께 신용도 높은 보험사의 손해보험으로 대출원리금 보장을 추구한다'고 안내돼 있다. [사진=제보]

◆ 증권사 "원금 손실 가능성 고지…빠른 해결 위해 노력"

이와 관련해 운용사와 판매사 측은 불완전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1등급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함께 투자원금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고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재 프로젝트 건설 지연과 관련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상태이며, 투자 자금의 향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부연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는 주장에 대해 민원이 제기됐다면 회사 차원에서 조사할 예정"이라며 "포트코리아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KB증권 측은 펀드 상품제안서에 '신용도 높은 보험사의 손해보험으로 대출원리금 보장 추구'라는 문장은 건설프로젝트에 사용될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보장을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투자원금에 대한 보험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특히 위험 고지를 통해 '투자 원금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더 많이 언급돼 있으며, 펀드 설정 이후 수시 운용보고서나 자산운용보고서 등을 통해 건설 공사 지연이나 코로나로 인해 상환 계획의 변경가능성이 있다는 안내문을 24번 정도 배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가 손해사정을 하는 중"이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일정이 늦다보니 운용사가 홍콩 법무법인을 선임해 법적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코리아운용은 지난 9월 진행한 '상환 연기에 따른 수익자 총회'에서 "KNM그룹은 손자회사를 2억2천만 유로 수준으로 매각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해당 자금으로 PGEL의 부채를 상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각의 성사여부는 10월 이후 확인될 예정"이라며 "KNM그룹의 상환 실재성 체크를 지속하고, 투자자산 회수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당사자들의 직접 대면과 법적 조치(홍콩·말레이시아에서의 손해배상 소송, 자산처분금지가처분 등)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 상황은 오리무중이다. 아이뉴스24는 이에 대한 포트코리아운용 측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락을 취했으나 회사 측은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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