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파업을 예고했던 웹젠 노동조합이 국회의 중재 요청을 받아들이며 파업을 유보했다.
웹젠지회는 오는 5월 2일 집회를 열고 파업에 전면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국회 중재 제안을 받아들여 간담회부터 열기로 했다. 노조 측은 "일단 파업을 시작해 버리면 중재가 의미가 없으니 최대한 대화로 풀어보자는 데 동의해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영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웹젠지회장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실과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의원실 공동 주최로 2일 간담회 준비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웹젠지회는 국회가 제안한 간담회 검토를 위해 쟁의 행동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 제안은 이상헌 의원실에서 노사간 갈등을 직접 중재하기 위해 IT위원회 측에 접촉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과 노동 분야 각각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두 의원실이 함께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양측 의원실 보좌진과 함께 오세윤 IT위원회 위원장, 배수찬 넥슨 지회장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이상헌 의원실은 사측에도 중재 제안을 했으나 웹젠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웹젠 측은 "의원실이 앞서 여러 번 중재 제안을 한 것은 맞고 회사도 대화 의지는 충분히 있다"면서도 "다만 정치권의 중재는 사기업으로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서도 중재 제의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의원실의 중재는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사측이 의원실의 중재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노조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주는 셈인데 사측이 거절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간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양측 대화가 재개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의원실과 웹젠지회는 우선 간담회 일정까지 협상 테이블을 통해 대화를 끌어내 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간담회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웹젠지회와 IT위원회, 의원실은 오는 2일 예정된 회의에서 향후 계획과 간담회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웹젠 관계자는 "정식으로 간담회 제안이 오면 참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웹젠지회는 게임업계 첫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웹젠지회는 지난달 조합원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조합원 92.8%의 투표율 및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쟁의 행위를 결정했다.
웹젠지회 '웹젠위드'는 지난해 소수 임직원에게만 성과가 몰렸다고 판단한 직원들이 주축이 된 노조로 지난해 4월 결성됐다. 노조는 사측에 연봉 일괄 1천만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웹젠지회는 올해 3월 평균 16%의 연봉 인상,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타협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10% 인상 및 인사등급 B등급 이상 직원 대상 200만원 지급을 제안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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