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시스템반도체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들이 신속하게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리스크파이브(RISC-V)를 기반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 '리스크파이브 익스프레스(RISC-V eXpress, RVX)'를 개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가 매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됐다.
반도체 칩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이 프로세서, 즉 중앙처리장치(CPU)다. 현재 IoT・웨어러블 반도체 칩의 약 90%는 ARM사의 CPU를 사용하고 있다. ARM사의 CPU를 사용하는 경우 설계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로열티 부담이 있어 갈수록 RISC-V 기반 칩이 CPU 제조·설계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RISC-V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CPU 구조와 설계 자산(IP) 등이 오픈소스로 공개돼있다.
사용자가 라이선스 비용 없이 자유롭게 구조 변경 및 설계가 가능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세서 개발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 팹리스 업체나 스타트업 등의 경우, 오픈소스 검증, 설계 플랫폼 구축, 긴 개발기간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전히 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ETRI가 자동으로 RISC-V 반도체 칩을 설계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목표 성능에 적합한 IP를 선택한 후, 설계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손쉽게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에는 IoT・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초저전력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 기술은 온도역전현상을 이용해 전력 소모를 약 3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RVX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칩은 0.7V 전압으로 동작하는 IoT 애플리케이션을 0.48V 전압만으로 구동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본 플랫폼에 초저전력 기술 외에도 다양한 IP와 네트워크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모두 통합해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시스템반도체를 자동 설계 가능토록 했다.
ETRI는 이번 플랫폼을 대학 교육에도 활용한다. 중앙대와 경희대 학부 과정에 2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설계 교육에 RVX를 적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향후 연구진은 장비 국산화를 위한 반도체 설계기술 고도화 및 인체통신·인공지능 가속기 등을 결합해 지능형 엣지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재진 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RISC-V 기반 시스템반도체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국내 RISC-V 기술 확산 및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기 위한 해답으로 RISC-V eXpress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RISC-V 초저전력 프로세서 칩을 개발해 저전력 설계 관련 우수 국제 학술대회인 ISLPED 및 IoT 관련 우수 국제 저널인 IEEE IoT Journal에 발표했으며 반도체 장비 개발업체인 알씨테크 등에 4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TRI연구개발지원사업 '경량 RISC-V 기반 초저전력 인텔리전트 엣지 지능형반도체 기술 개발' 과제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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