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자율주행차 시장이 열리면서 전장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부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전장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한화,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사들이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장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적자를 이어가던 모바일 사업을 정리하면서 미래 투자를 위한 실탄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인포테인먼트, 램프, 파워트레인에 이르는 '삼각 편대'를 완성했다. 지난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고, 7월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이벨럼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 역량을 갖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회사 하만 인수 후 전장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로 삼성전자의 IC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집약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사바리도 인수했다. 사바리는 자동차와 사물을 연결하는 통신 기술인 V2X 개발업체다.
현대차그룹은 전장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IT 3사(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의 합병법인(현대오토에버)을 출범시켰다.
합병법인은 현대오토에버(IT서비스)와 현대엠엔소프트(내비게이션 기반 커넥티비티, 정밀지도), 현대오트론(차량용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살리면서 신사업 발굴 등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말 네이버와 제휴해 네이버의 검색, 지도 쇼핑, 오디오클립 등 서비스를 자동차와 연계하고 있다.
한화도 전장 경쟁에 가세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차량용 센서업체 트루윈과 합작법인 '한화인텔리전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화인텔리전스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반도체 공장에서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나이트비전 핵심 부품인 적외선(IR) 센서와 차량용 MEMS 센서를 개발·생산할 예정이다.
한화인텔리전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차량용 나이트비전은 물론 모바일 기기에도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센서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겠다"며 "반도체 기반 핵심센서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에선 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통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출시했다. 티맵모빌리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 안에서 티맵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음악 서비스 '플로' 등을 제공한다. 이는 볼보의 '더 뉴 볼보 XC60' 등에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체 투자 규모를 늘릴 뿐만 아니라 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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