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올해에만 총 5번의 인상을 단행한 브랜드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보복 심리로 명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셀린느는 최근 올해 들어 세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8일 10여개 가방 상품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품목당 10~15만원 가격이 올랐다.
앞서 셀린느는 지난 1월과 4월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셀린느는 1월 1월 '러기지백 나노'와 '벨트백 마이크로' 제품가를 10만원 가량 올렸다. 4월에는 베스트셀러 제품인 '트리옹프 캔버스 미니 까바 버티컬'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15만원 인상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코로나19 이후 총 7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올해에만 4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최근에는 인기 제품인 클래식백 라인의 가격을 100만원 이상 올리며 이 라인 제품가격이 모두 1천만원을 넘어섰다.
루이비통도 지난달 주요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올들어 다섯번째로 모노그램, 앙프렝뜨, 카퓌신 등 주요 제품 대부분의 가격이 올랐다.
이 외에도 에르메스, 프라다 등 주요 브랜드들도 코로나19 이전 1년에 1~2차례에 불과했던 가격 인상을 3차례 이상으로 늘렸다.
잦은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본사 가격 정책이나 제작비와 원재료 가격 인상, 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실제 이 때문에 1년에 수차례씩 가격을 올려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 올라도 명품 구매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한국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루이비통코리아유한회사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조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늘었다. 영업이익은 1천519억원으로 176.7% 급증했다.
에르메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이 4천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천334억원으로 15.9% 늘었다. 같은 기간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 역시 매출(3천285억원)과 영업이익(1천47억원)이 모두 두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MZ(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것도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
롯데백화점의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중은 2018년 38.1%에서 지난해 46%로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0.9%와 39.8%에 달했다. 2030세대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잦은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같은 소비 문화에서 찾는다.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선호도가 크게 오른 것이 그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이라는 희소성과 과시욕과 허영심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증가하는 이른바 '베블렌 효과'까지 맞물리며 명품 브랜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이 소비자 눈치를 보지 않고 잦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등 이익 극대화에 골몰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