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SK하이닉스가 '민간투자 510조원·연구개발(R&D) 세액 공제 50%' 등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며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할 것이란 계획을 드러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3일 정부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두고 화답하듯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날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Fabless,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박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 4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난달 말 있었던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노종원 부사장(CFO)이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박 부회장의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현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고, 청주 사업장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 있는 정도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 각자 대표이사에 취임한 박 부회장이 파운드리 투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업계에선 'M&A 승부사 DNA'를 가진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분야도 키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 SK하이닉스의 굵직한 투자에 관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경영자"라며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이미 파운드리 분야 M&A에 대한 단초를 보여줬다"며 "이날 발표에서 국내 증설, M&A 등 전략적 옵션이 구체화되면서 'M&A 전문가'인 박 부회장이 조만간 M&A나 공격적인 지분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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