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승인 뿐 아니라 품목 허가 신청 건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8일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하는 업체는 총 46개 업체다. 개발에 착수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난 2월 셀트리온 이후 승인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제약사들이 앞다퉈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고 작년 12월까지만해도 총 29개의 임상시험이 승인됐다. 이후 임상이 지속 진행되고 있지만 효능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도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종근당 1곳 밖에 없다. 종근당은 2호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승인에 실패했다. 식약처는 지난 17일 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에 대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치료제 효과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허가 반려 이유를 설명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도 지난해 12월 20건에서 올해 2월 7건, 3월 6건 등으로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이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이 위급한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정식 허가가 아닌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GC녹십자는 이날 혈장치료제 GC5131을 추가로 승인받으면서 총 43건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호 신청기업으로 유력한 GC녹십자도 전망이 밝지 않다. GC녹십자는 이 달 안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에 대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임상 2상을 완료하고 현재 데이터 도출 작업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태다.
하지만 최근 GC녹십자가 포함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얼라이언스'가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이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GC5131A의 치료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정확한 결과는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임상을 주도한 CSL베링사의 최고의학책임자 빌 메자노트 박사는 임상시험의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GC녹십자 측은 글로벌 임상과 국내 임상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임상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대웅제약은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주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3상을 진행 중이지만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양약품도 러시아에서 진행했던 슈펙트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세계 첫 알약 코로나19 치료제로 관심을 모은 씨앤도은 올해 초 임상 1상을 넘어 2·3상에 바로 진입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임상 신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표적항암제(CWP291) 전임상 이후 임상 진입에 당초 계획보다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기업들 연구소들에서 일부 부작용이 보고되는 탓에 속도전보다는 지속성을 보고 개발을 진행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탓에 앞다투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던 제약사들이 허가 신청에 신중을 기하고는 있지만 연말에는 본격적인 성과가 보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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