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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당국이 무서워" 호실적에도 배당성향 낮추는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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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당국 권고로 인해 보수적 배당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본사 [사진=각사]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본사 [사진=각사]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배당성향을 낮추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배당을 줄여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지난 17일 1주당 995원씩 총액 600억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AIA생명의 배당성향은 38.1%로, 이는 전년(68.3%) 대비 30.2%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AIA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천573억원으로 2019년(819억원) 보다 92.0%나 급증했다.

배당성향은 총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당해 사업연도에 거둔 순익 중에서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둬들였지만 AIA생명의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4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고, 배당성향은 오히려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AIA생명 관계자는 "상법 상 배당가능이익과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IFRS17 도입 대비 등으로 보험사에 배당자제 권고

업계에서는 당국의 권고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수적인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에게 재무건전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은행에 대해서도 올해 6월까지 순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축소해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을 거뒀음에도 배당성향을 20%로 줄였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배당성향을 20% 아래로 결정했고, 한국씨티은행 역시 20%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맞췄다.

보험사들도 당국의 권고를 따르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배당성향을 확대해왔지만 지난해에는 배당성향을 26.8%로 전년(28.2%) 대비 1.4%포인트 줄였다. 배당총액도 1천25억원으로 전년 1천538억원 대비 33.3% 감소했다.

◆ 호실적 거둔 상장사들도 배당성향 줄이거나 소폭 확대

상장 보험사들도 대부분 배당성향을 줄이거나 소폭 늘리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은 배당성향을 2019년 48.7%에서 지난해 35.5%로 13.2%포인트 줄였다. 배당금총액도 4천759억원에서 4천489억원으로 5.7%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3% 늘어난 1조2천568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한화생명도 배당성향을 대폭 축소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13.7%나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거둬들였지만 배당성향은 22.4%에서 9.6%로 12.8%포인트나 급감했다. 배당총액은 전년 수준인 225억원을 유지했다.

삼성화재 역시 이번에 배당성향을 줄였다. 삼성화재의 배당성향은 49.5%로 1년 전(56.2%)보다 6.6%포인트 축소됐다. 배당총액은 361,3억원에서 374,1억원으로 3.5%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31.5%에서 35.0%로 3.5%포인트 늘리는 수준으로 결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요청 및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따라 금융업권 전체적으로 배당성향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회사별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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