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신제품 홍보를 위한 온라인 가상 전시를 진행하면서 이를 가능케 한 게임엔진 기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온라인상에 가상 전시관을 마련하기 위해 상용 게임엔진을 활용했다. LG전자는 유니티 엔진을, 삼성전자는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다.
먼저 LG전자는 올해 유럽가전박람회(IFA)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장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3D 가상 전시관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2015년부터 매년 IFA 전시관을 꾸렸던 독일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18홀을 온라인으로 실제와 흡사하게 옮겨왔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플렉서블 사이니지를 이어 붙여 만든 대형 조형물 '새로운 물결'도 구현했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유니티로 현관, 거실, 주방, 세탁실 등 7개의 전시공간의 컨셉에 맞는 스마트 가전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가상 공간인 'LG 씽큐 홈(LG ThinQ Home)'도 제작했다.
이곳에는 신형 마스크형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는 물론 무선청소기, 트롬 스타일러 및 워시타워와 같은 스팀가전 등 LG전자의 다양한 제품들이 실제 모습처럼 제작돼 전시됐다.
LG전자는 이 가상 전시관을 PC나 모바일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게 공개해둔 상태다. 오는 30일까지 마이크로사이트에서 웹 버전을 이용하거나 PC 또는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하면 관람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유니티 엔진의 라이벌로 꼽히는 또 다른 상용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온라인 가상 전시관을 제작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 불참하는 대신 유럽을 중심으로 하반기 주요 신제품을 소개하는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 '멈추지 않는 삶(Life Unstoppable)'을 지난 2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영상을 통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삼성전자의 가상 전시관이 모습을 일부 드러냈다. 이날 영상에 등장한 홈 시네마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TV 등 가전제품과 가구, 건물 구조 등이 모두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이 콘퍼런스에 소개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가상 전시관을 마련하고 버추얼 투어도 진행했다. 다만 이 가상 전시관의 경우 글로벌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LG전자와 달리, 서버 문제 등으로 인해 유럽 지역 일부에만 공개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마케팅과 가상 전시 등이 활발해지면서 주로 게임 분야에 국한돼 왔던 전자업계와 게임 엔진사들의 협력 폭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게임엔진들은 이외에도 게임을 넘어 자동차, 영화, 건설, 건축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비게임 분야로 사용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실제로 유니티 엔진을 만든 유니티 테크놀로지스는 이번 가상 전시관 제작을 위해 LG전자와 협력하기에 앞서 현대기아차와도 손잡고 자동차의 내부, 외부 모습을 사실적인 그래픽의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으로 구현했다.
언리얼 엔진을 만든 에픽게임즈 역시 BMW,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 등과 협업한 바 있다. 에픽게임즈는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게임사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자업계와 게임엔진사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꾸준히 협업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상 전시관 제작으로까지 협력 분야가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엔진이 비게임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게 접근하기 위한 협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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