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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노익장 80세 회장…퇴진 땐 공동경영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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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환 회장→조규석·조규형과 최승주 회장→최지현 승계작업 시동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게보린'으로 유명한 국내 중견 제약사 삼진제약은 올해 80세로 1941년생 동갑내기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창업한 회사다. 공동창업자인 김영배 회장은 2001년말 대표직에서 사임하며 회사경영에서 손을 뗐다. 창업 당시 3인의 회장이 공동 창업을 하면서 사명도 '삼진'으로 지었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 1968년 공동창업해 반세기를 넘어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군 제대 후 건풍제약에 나란히 입사하면서 시작됐다. 건풍제약에서 조 회장은 수도권 병원 영업을, 최 회장은 지방병원 영업을 각각 담당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같은 꿈을 안고 삼진제약을 창업해 연구소부터 꾸렸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 업계의 세대교체 바람과 맞물리면서 80세인 두 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조 회장과 최 회장의 자녀들이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오너 2세로의 경영 승계 이슈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삼진제약 측은 후계구도를 아직 공개한 바 없다. 일각에선 동갑인 공동 창업주가 고령의 나이와 이들 자녀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공동 경영체계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최승주(왼쪽), 조의환 회장 [아이뉴스24]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최승주(왼쪽), 조의환 회장 [아이뉴스24]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현재 조 회장의 장남인 조규석 전무와 최 회장의 딸인 최지현 전무가 경영승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이들의 입사 시기와 나이는 다르지만 2015년 이사, 2017년 상무로까지 나란히 승진하며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조 회장의 차남인 조규형 상무도 경영 참여에 나서고 있다.

1971년생인 조 전무는 미국 텍사스대 알링턴캠퍼스 회계학 석사를 받았다. 동생 조 상무는 1975년생으로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최 전무는 1974년생으로 홍익대 건축대학원 건축학 석사를 받았다.

최근 조 회장이 장남과 차남에게 잇따라 지분을 증여하면서 본격 승계작업에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조 회장은 지난달 26일 20만주를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10만주씩 증여했다. 앞서 4월2일에는 각각 7만5천주씩 지분을 증여해 2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조 회장의 삼진제약 보유 주식수는 기존 169만9천322주(지분율 12.15%)에서 134만9천322주(지분율 9.64%)로 줄었다. 반면 장남 조 전무와 차남 조 상무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0주에서 각각 17만5천주(지분율 1.26%)로 늘었다. 두 형제들은 삼진제약에서 재직한 기간은 9년 이상이지만 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공동 창업자인 최 회장은 같은달 삼진제약 주식 80만주를 장녀 최 전무를 비롯한 친인척에게 증여했다. 최 전무가 증여받은 주식수는 30만주다. 최 전무를 제외한 나머지 50만주는 최 회장의 차녀와 삼녀 그리고 각 자녀의 사위 및 손주 등 친인척이 나눠서 물려받았다.

최 전무는 지난해 10월 삼진제약 주식 3만8천692주(지분율 0.28%)를 장내서 매입하며 처음으로 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이번 수증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 전무의 보유 주식수는 33만8천692주(지분율 2.44%)로 늘어나게 됐다.

조 회장의 두 아들의 지분율을 합치면 2.52%로 최 회장의 장녀 최 전무의 지분율 2.44%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구조다.

업계 일각에선 반세기 이어온 양 집안이 공동경영에 대한 의지가 크다고 해석한다. 현재까지 진행 과정을 봤을 때 1세에 이어 2세에서도 공동 경영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진제약은 비상장회사도 없는 단일회사라는 점에서 공동경영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과 최 회장의 양 집안의 지분 구도가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양새가 아닐 뿐 아니라 어느 한쪽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도 없다"며 "실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6년간 어느 쪽도 지분율을 1%포인트 이상 늘리지 않은 채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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