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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가업승계 꿰찬 보령일가…'젊은피' 김정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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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5세로 입사 후 5년11개월만에 대표 '초고속 승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보령제약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가업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5세다. 보령제약그룹 역사상 최연소 수장으로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에 이어 장녀 김은선 회장과 외아들 김 대표로 대를 잇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제약업계 침체에 빠진 제약업계가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 오너 자녀들이 최근 몇 년새 경영 일선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간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실무에 참여하는 등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이 3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2월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 대표가 보령홀딩스 지휘봉을 잡았다. 그룹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는 오너 2세인 김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가 각자 대표를 맡아왔다.

보령제약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가업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가업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 김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3세 경영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8년 말 김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했다. 김 회장은 이때 보령제약 회장직도 내려놨다.

1985년생인 김 대표는 미시건대(University of Michigan at Ann Arbor) 산업공학 학부를 졸업,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삼정KPMG에서 근무하다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 대우로 입사했다. 2017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고 2년만인 지난해 그룹의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를 대표로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보령제약의 경영승계는 이미 지난해 10월 사전작업이 마무리됐다. 당시 보령제약의 계열사인 유아용품 전문기업 보령메디앙스는 사명을 '보령'을 뗀 메디앙스로 변경했다. 창업주인 김 회장은 장녀인 김은선 회장에게는 보령제약을, 막내인 김은정 부회장에게는 메디앙스를 물려준 바 있다. 상호 변경으로 두 회사간 계열분리를 넘어 경영승계 작업까지 일단락된 것으로 해석된다.

모친인 김 회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 자회사인 보령제약과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대표직에서 모두 손을 떼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는 마침표를 찍었다. 보령홀딩스는 보령제약그룹 지주사로 그룹 내 23개의 계열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이다. 이어 김 대표는 지분 25%를 보유해 2대주주다.

김 대표는 보령제약 재직 시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내부경영체계 개선', '투자우선순위 재설정', '바이젠셀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사업 진출', '투명하고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을 주도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아울러 2017년부터는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으로서 지주회사 및 자회사 '보령컨슈머'를 설립하고 사업회사별로 '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해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정착시키는 등 성과를 냈다는 것.

그룹의 주력회사인 보령제약의 지난 1분기 실적으로 본 김 대표의 첫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42억원으로 13.03%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83억원 감소했다.

다만 올 해 '코로나19'라는 변수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코로나19로 사람과 물류 이동이 끊어지며 전 세계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에 이어 장녀 김은선 회장과 외아들 김정균 대표로 이어지는 대 잇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에 이어 장녀 김은선 회장과 외아들 김정균 대표로 이어지는 대 잇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의 모든 제약사들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소 10% 이상씩 빠진 것으로 전망된다고 업계에선 분석한다. 영업을 하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활동이 위축됐고 환자들도 병원을 찾지 않다보니 의약품 수요 자체도 줄어서다. 더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난 해 실적 유지는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선 전문경영인보다 오너경영인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오너 2~4세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기 회사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책임감과 함께 사업에 대한 추진력이 있는 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않다. 부의 세습이라는 시각이다. 업계는 타 분야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후계자에 대한 언급이나 언론 노출을 자제해 왔다. 젊은 임원진이 이끄는 경영 혁신에 거는 기대감과는 달리 경영 능력이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경영전면에 첫 발을 내딘 김 대표는 한국은 세계 시장의 부분이기에 우리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세계시장에서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약산업뿐 아니라 IT기술과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미래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기회를 찾아 투자를 진행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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