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20년만에 사명을 교체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1년여만에 다시 사명을 교체에 나설지 주목된다. 상호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를 사명에 포함시킬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상대로 한 상호사용 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 승소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상호 변경하자 이에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 측의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일부 인용을 결정하며 "양 회사 상호가 매우 유사해 일반인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간판, 거래서류,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 인터넷 홈페이지 및 게시물 등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라는 상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의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판이 길어질수록 최종 패소했을 때 상호를 되돌리는데 더욱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의결하고, 주요 계열사 사명에 '테크놀로지'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사명에 '테크놀로지'를 넣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사명에서 아예 타이어를 빼면서 다양한 신사업 추진을 예고했다. 실제로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목적에 고무제품 렌탈임대업, 방문판매, 통신판매 및 관련 서비스업을 추가했다.
한국타이어가 사명을 변경한 것은 1999년 한국타이어제조에서 '제조'를 제외한지 20년 만이었다. 2012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탄생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경우는 7년 만이었다.
문제는 한국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이미 존재했다는 점이다. 1997년 설립된 비젼텔레콤은 2004년 케이앤컴퍼니로 사명을 바꿨고, 2012년부터는 한국테크놀로지를 사명으로 쓰고 있다. 전기·전자부품 제조·도소매업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 샤오미 스마트폰 국내 총판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테크놀로지에서 '그룹'이라는 단어만 추가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사명 변경을 추진할 때부터 논란이 제기됐지만 한국타이어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에 따라 20년만에 바꾼 새 이름을 1년 만에 다시 바꿔야 하는 처지가 됐다.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 만큼 손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한국테크놀로지'를 사명에 포함한 기간에 대해 사용료를 지급해야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판결문을 검토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면서 "지주회사 사명을 교체하더라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라는 사명은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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