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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물러난 인천공항공사…免 임대료 추가 인하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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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 초강수에 태도 변화…"추가 인하 시기·감면폭 곧 발표할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로 1분기 동안 '실적 쇼크'에 빠진 면세업계와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추가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를 내놓지 못한 채 대화를 끝냈다. 공사 측은 정부가 곧 임대료 추가 인하에 대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업체들을 달랬지만, 인하 시기와 감면폭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아 업체들을 애태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면세점 '빅3'인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대표들과 40여분간 간담회를 갖고 면세점 임대료를 추가 인하키로 결정했다. 간담회에는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해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TR(면세) 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이 모두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공사 측이 이전과 달리 면세업계에 대한 어려움을 깊게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상위 기관에 임대료 감면에 대해 공사가 적극 나서 요구하기로 한 만큼 임대료 추가 감면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나, 시기와 폭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앞서 공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된 지난 3월부터 면세업계와 두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이번에도 양측은 면세점 임대료 추가 감면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3월 대기업 계열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를 오는 8월까지 20% 인하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신 내년에 9% 정도로 예상되는 임대료 할인을 포기하라는 조건을 달아 업체들의 반감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임대료 감면 기간에 올해 감면 받은 6개월을 제외시키겠다는 단서 조항을 내걸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하 혜택이 아니다"며 "해외 주요 공항들이 입점 면세점에 대해 임대료 인하 정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인천국제공항이 그 동안 조삼모사식 인하 정책만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 공항들은 임대료 50% 인하, 전면 면제 등을 통해 입점 업체 지원에 나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경우 2월부터 6개월 간 고정 임대료 50%를 감면키로 했고, 태국 공항 6곳은 고정 임대료 납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1월까지 1년간 임대료 20%를 감면키로 했다. 또 매출연동 방식으로 납부하는 사업자에게는 2022년 3월 말까지 매출연동액만 납부하도록 했다.

인천공항과 동일한 임대료 체계를 갖고 있던 미국 공항들도 앞 다퉈 최소보장액 납부에서 매출연동제 납부 방식으로 변경해주거나 최소보장액을 면제하는 등 입점 업체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스페인 공항공사도 항공편 감소로 인해 운영을 중단한 터미널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면제키로 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인천공항이 임대료를 정액으로 내야 하는 최소보장금액제가 아닌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 3사는 인천공항공사에 정부 정책대로 6개월간 임대료 20% 감면을 신청했지만, 공사가 제안한 내년 임대료 할인 포기 조건에 대한 거부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또 업계 1·2위인 롯데·신라는 공사 측의 태도에 반발해 제4기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줄줄이 포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자 재선정에 나서야 하지만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간 이동 제한과 검역 강화로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이 전년 대비 99% 감소해 고객이 거의 없다"며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업체들에게 월 8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계속 요구해 사업을 지속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업계의 어려움은 1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연쇄 휴점과 방문객수 급감, 공항 임대료 부담 등의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7% 줄어든 9천4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668억 원이다. 이 중 면세부문 영업손실은 490억 원에 달했다. 국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42%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신세계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4천889억 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1년 만에 영업이익이 450억 원 감소한 탓에 32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시내점, 공항점 매출도 각각 21%, 40% 줄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월 동대문점 오픈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1천831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9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은 53억 원으로 손실폭은 37.6% 늘었다.

면세업계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하늘길이 막혀 고객 수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특히 공항 면세점의 경우 출국객수가 급감해 각 면세점별로 하루 매출이 1~2억 원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이 발표한 4월 여객 수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출국객수는 전년 대비 무려 99% 줄어든 3만2천646명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88% 하락했다. 입출국 전체 여객수는 전년 대비 97% 줄어든 15만3천514명으로, 전월 대비로는 75%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용객수 절벽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1일 출국객은 평균 1천221명, 입출국객 전체 평균 여객수는 4천267명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이달에는 인천공항이 셧다운 기준선으로 잡은 전체 여객수 3천 명 이하를 기록한 날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전체 여객 수는 2천528명을 기록했고, 지난 11일은 2천738명으로 이달 들어 두 번째 3천 명 이하 여객수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3사와의 간담회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감면안 등 세부내용과 관련해 현재 정부 협의가 진행 중으로 아직 최종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는 업계 자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임대료 감면 확대 및 고용 안정 확보를 위한 상호 간의 역할과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정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임대료 감면 확대 등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체들이 공사 측의 강경 태도에 반발해 4기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를 줄줄이 포기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인천공항공사가 이번에 태도를 바꾼 듯 했다"며 "면세업계가 어렵다는 부분을 충분히 공감하며 이해하려는 모습과 함께 정부 상위기관에 추가 감면을 강하게 요청키로 한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 추가 감면이 이뤄지면 4기 사업자에 포기 의사를 밝혔던 업체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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