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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免 임대료 추가 감면 요청에 "우리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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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우려로 추가 지원 힘들어"…免, 조삼모사식 감면 정책에 반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고정 임대료를 문제 삼는 면세점들을 향해 억울함을 내비쳤다. 공항 입점 사업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해 적자가 우려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임대료 감면을 시행했지만, 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을 여전히 지적하고 있어서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입장 자료를 통해 "사업자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그 동안 임대료 감면 등 사업자 지원의 필요성을 정부에 지속 건의했다"며 "이를 토대로 6개월간 임대료 약 1천500억 원 감면 등 대규모 지원을 시행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감소는 인천공항의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공사에도 직접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공항-사업자 모두가 공존공생하기 위한 지원은 국민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8천600억 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가 급감해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의 단계적인 확장사업을 진행하며 3조 원 가량의 부채를 가지게 된 영향도 컸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허브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4단계 건설사업은 4조7천억 원 규모의 투자비를 당초(코로나19 사태 이전) 정부 재정지원 없이 공사 자체 수입으로 100% 재원을 부담하려고 계획했었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 재정지원 등 근본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재검토 할 정도로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 최초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또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채권발행 등을 통해 1조1천988억 원을 추가로 차입할 계획이다.

공사 측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면세점, 식음료 매장 등 공항상업시설, 지상조업사 등 공항산업 생태계 전방위에 걸쳐 1천810억 원 규모의 사용료 감면, 3천980억 원 규모의 사용료 납부 유예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지원 대책을 시행하고 있어 앞으로 더 이상의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재무구조 악화는 정부배당금 감소 등 국가 재정에도 큰 영향을 준다"며 "이에 추가적인 지원규모는 공사 재무수지, 정부재정 부담(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 사회·국가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탑승동 면세점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인천공항 탑승동 면세점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이 같은 입장을 두고 면세점 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가 간 이동 제한과 검역 강화로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이 전년 대비 98% 감소해 고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월 8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계속 요구해 사업을 지속시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1천26억 원으로 전월(2조248억 원)대비 46% 줄었다. 인천공항 등 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은 8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에는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매출 감소폭이 9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주요 공항들이 입점 면세점에 대해 임대료 인하 정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인천국제공항은 조삼모사식 인하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입점 업체들의 반발이 있자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점에 대해 최대 6개월간 임대료 20%를 인하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내년도 임대료 인하 분을 포기하는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하 혜택이 아니다.

반면 해외 공항들은 임대료 50% 인하, 전면 면제 등을 통해 입점 업체 지원에 나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경우 2월부터 6개월 간 고정 임대료 50%를 감면키로 했고, 태국 공항 6곳은 고정 임대료 납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1월까지 1년간 임대료 20%를 감면키로 했다. 또 매출연동 방식으로 납부하는 사업자에게는 2022년 3월 말까지 매출연동액만 납부하도록 했다.

인천공항과 동일한 임대료 체계를 갖고 있던 미국 공항들도 앞 다퉈 최소보장액 납부에서 매출연동제 납부 방식으로 변경해주거나 최소보장액을 면제하는 등 입점 업체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스페인 공항공사도 항공편 감소로 인해 운영을 중단한 터미널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면제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6개월간 20% 감면을 받으면 내년 임대료 인하 분을 포기해야 한다"며 "올해 감면액과 내년도 인하분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인천공항의 임대료 인하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매출이 '0'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상황에서 임대료를 계속 부담하기는 쉽지 않다"며 "인천공항도 임대료를 정액으로 내야 하는 최소보장금액제가 아닌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수정하거나, 해외 공항처럼 파격적으로 임대료 면제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 3사는 인천공항공사에 정부 정책대로 6개월간 임대료 20% 감면을 신청했지만, 공사가 제안한 내년 임대료 할인 포기 조건에 대한 거부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일부 업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1천500억 원 감면 시행책도 중소기업에 편중된 혜택인 만큼,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측이 중소기업에만 편중된 감면 시행책을 내놨지만 현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임대료를 면제하고, 대기업·중견기업은 매출연동제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며 "인천공항공사가 세계 면세점 매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사업자 덕분인데 지금처럼 사업자 어려움을 외면하고 '갑'의 자세를 고수하는 인천공항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공항과 다른 인천공항의 태도는 결국 자릿세와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맞바꾸는 태도"라며 "글로벌 면세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유지시키는 차원에서 정부도 임대료 추가 감면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함으로써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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