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LS그룹이 나가야 할 방향을 보고 있다."
LS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꼽히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지난해 12월 '제2회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서 한 말이다.
구 회장은 2018년 11월27일 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촌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LS그룹의 차기 총수로 우뚝 올라섰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 삼형제'가 LG전선그룹을 계열분리해 창립했다. 이들은 LS그룹 지주사 LS의 지분율 33.42%를 4:4:2 비율로 공동보유하고 그룹 경영도 공동으로 하기로 약속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앞서 구자홍 회장이 10년간 그룹을 이끈 만큼, 구자열 회장 체제가 10년이 되는 오는 2022년께 구자은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64년 생인 구자은 회장은 미국 베네딕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MBA를 수료했다. 구 회장은 1990년 LG정유에 사원으로 입사해 LS전선은 물론 LG전자, LG상사, GS칼텍스, LS-Nikko동제련을 거치며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국내와 해외를 망라한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
지난 2015년부터 LS엠트론 부문회장직을 맡아 트랙터를 중심으로 한 기계사업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킨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LS그룹 내부에선 준비된 오너 경영인으로 평한다. LS엠트론 회장과 함께 지주사인 ㈜LS 내 신설 조직인 디지털혁신추진단을 맡고 있다. 디지털혁신추진단은 그룹의 중점 미래 전략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과제에 대한 실행 촉진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인재 양성 등이 주요 업무 영역이다.
구 회장은 앞서 12월 'LS 애자일 데모 데이'를 열고 디지털 전환의 첫 성과를 공개했다. 애자일 혁신 방식은 불확실성이 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지난 30여년 간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킨 방법으로, '우선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해 보고(fail fast),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해보는(redo)' 것을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내는 경영 기법이다.
재계 일각에선 구 회장은 애자일 경영 기법을 통해 최근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제조업 분야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차기 총수로 대외 행보에도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LS그룹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도 동행하며 입지를 굳혀나갔다. 그룹 미래혁신단장으로 LS엠트론의 경우 인수합병(M&A)이나 미래 전략 등 큰 방향 외에는 사실상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지자 직접 방어에 나서 책임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구 회장은 지난달까지 21억원의 자사주 쇼핑을 통해 6만4천580주를 사들였다. LS 지분 4.25%(136만8천600주)로 늘어났다.
구 회장은 "중국 근사록에 의하면 '不日新者, 必日退'(불일신자, 필일퇴) 즉, 매일 매일 새로워지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매일 매일 퇴보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LS도 변화하고 싶으면 지금 시도하라"고 강조한다.
이어 "애자일 경영 기법은 LS의 디지털 전환 과제에 있어 경영·R&D·일하는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스마트 DNA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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