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신동빈 회장의 '원리더'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그해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됐다. 한·일 롯데그룹의 수장임을 재확인 한 셈이다.
다만 문제는 앞으로다. 신 회장의 당면 최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이다. 신 회장은 대법원판결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후 신 회장의 최대 현안으로 호텔롯데 상장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3.1%를 비롯해 롯데칠성(1.3%),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의 경우 6.87%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등의 지분을 보유했다. 보유지분과 토지 등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신 명예회장의 재산은 지난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확정된 사단법인 선이 맡아왔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가족 일가가 상속 지분을 나눠 갖는 다고 가정할 경우 재산 상속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신 회장은 '원톱 체제'에 쐐기를 박기 위해 올해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015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경영권 분쟁, 검찰 조사 등으로 철회한 바 있다.
호텔롯데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인 뒤 한국의 롯데 지주체제에 넣어 단일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의 최대 주주(지분율 11.7%)지만, 일본 롯데홀딩스와 그 관계사가 지분의 99%를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 역시 롯데지주의 지분 11.1%를 보유 중이다.
문제는 호텔롯데 상장의 가장 큰 문제는 떨어진 기업가치다. 현재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를 통한 지주사체제 완성도 시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2016년 상장 추진 당시 호텔롯데는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정농단 수사로 상장이 중단된 데 이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호텔롯데 면세사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한 상황이다. 차입금 증가로 악화한 재무지표 개선과 실적 개선이 급선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신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모양새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호텔롯데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떨어진 기업가치다. 호텔사업의 실적 부진은 몇년째 지속되고 있다. 면세점과 테마파크는 흑자를 기록한 반면 호텔과 리조트는 2017년 -894억원과 2018년 -847억원을 기록하며 수년째 마이너스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기업의 부채 역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재무안정성은 완수해야 할 과업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이후 롯데렌탈,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캐피탈 지분 인수, 뉴욕 팰리스 호텔 매입,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자금대여 및 출연, 국내외 신규영업장 개관 등으로 2016년 4조5천억원이었던 부채는 지난해 3월말 기준 7조9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높은 차입금 탓으로 차입금의존도도 14.4%에서 33.2%로 올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2014년 3.4배에서 지난해 10.7배로 악화됐다.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된 만큼 신 회장의 호텔롯데 재상장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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