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내년은 미디어 생태계 안에서 성장하는 플랫폼으로서 10주년에 맞춰 약속했던 바를 하나하나 성취해나갈 계획이다."
유정아 한국IPTV방송협회장 지난 6일 서울 충정로 IPTV협회에서 기자와 만나 IPTV 10주년 이후인 당장 내년부터 해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과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 산업계뿐만 아니라 시청자에 대한 신뢰 회복을 주요 숙제로 삼았다.
지난 2008년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로 출범한 IPTV협회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유 협회장은 1989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KBS 9시 뉴스, 열린음악회 등을 진행해오다 1997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말하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18대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민캠프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IPTV협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 유정아 KBS 전 아나운서를 IPTV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내년말까지다.
유 협회장은 "지난 2월부터 10주년 기획단(TF)을 꾸려 40회 이상의 회의를 진행하면서 10주년 행사와 백서 등을 준비하면서 지난 10개월간 숨가쁘게 달려왔다"라며, "미디어 생태계에 대해 연구했던 1995년부터 2000년까지의 석사 과정 이후 다시 이 일에 뛰어 들었기에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공부하고, 통신3사의 의견 조율하는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IPTV 업계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내부적으로 통신사의 실적 개선이 이바지하면서 막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외부적으로 많은 견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파 재전송료(CPS)부터, 방송채널사업자(PP) 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TV 송출 수수료 등 각계각층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요구의 근원은 통신3사의 IPTV 사업은 지난 2016년 케이블TV(SO)의 매출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가입자 수도 앞서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통3사의 실적 효자로 IPTV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IPTV 누적 적자는 약 4조원에 이른다. 그나마 흑자로 돌아선 시기도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수수료 매출도 SO가 7천561억원인데 비해 IPTV는 4천890억원 수준으로 약 6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 협회장은 최근 견제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 협회장은 "PP 쪽에서 말하는 프로그램사용료 25% 가이드라인을 지켜달라는 요구는 IPTV가 생기기전의 규정으로 이 시점과 맞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업계에서 알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IPTV가 PP에 대한 진흥을 돕지 않는다거나, 프로그램 사용료를 올려 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IPTV가 성장하면서 기존 가입자를 갉아먹은 것이 아니라 유료 시장을 확대시켜왔고, 콘텐츠가 그만큼 2배 더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게 해줬다"라며, "이러한 상황으로 PP들도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고, 결과적으로 전체 방송매출 대비 방송 프로그램 사용료는 케이블(SO)보다 오히려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IPTV가 송출 수수료를 높은 수준으로 지속 인상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유 협회장은 "어떤 곳에서는 한해 600%가 올랐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곳은 있지도, 있을 수도 없다"라며, "가입자당 송출 수수료는 SO보다 약 2배 가량 낮다"고 말했다.
이러한 온도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역량 강화와 미디어 업계와의 상생이 필수적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로 지목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을 관통하는 '신뢰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유 협회장의 분석이다.
유 협회장은 "IPTV 업계가 매출이 늘고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누적적자도 남아있다고 설명하면 주변에서 다들 "다 믿으세요?"라고 반문한다"라며, "본인의 어려움을 알지만, 우리의 어려움을 들여다보지 않으려 하는데, 이러한 상황은 결국 신뢰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러한 미디어 업계의 불신이 시청자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유 협회장은 "우리가 이 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경쟁하는 과정 속에서 정작 시청자들이 소외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디어 업계의 전방위적인 신뢰 회복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우선, IPTV방송협회에서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포부다. 함께해야 하는 부분, 또 협회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따져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것.
유 협회장은 "10주년 기념 행사도 보통의 행사가 아닌 봉사 내지는 기술을 활용한 지원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다문화센터, 공부방, 섬마을 등 여러 곳을 둘러보고 살펴봤지만, 결국에는 이러한 행보조차 작위적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공익사업을 협회 차원에서 하는 것 또한 이미 통신3사가 각자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어, 중복 내지 보여주기 식으로 그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현실적 판단에 따라 IPTV방송협회는 통신3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곳에 알리고, 서로 중복되지 않게 조율하며, 또 반대로 도움이 필요한 곳을 통신사에 연결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협회 내 정책과 사업, 광고, 기술뿐만 아니라 '홍보협의체'를 신설키로 했다.
유 협회장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협회 내에서 해본적이 없고, 오히려 통신3사가 잘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협회가 할 일은 이러한 사업을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사회공헌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프랑스에서도 리스판시블미디어포럼(RMF)에서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연구하고,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게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IPTV가 통신사 안에 부수적으로 있는 사업이 아닌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독립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유 협회장은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가 사실 맏형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불공정 관행 근절에 앞장서고, 플랫폼 사업자로 콘텐츠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보다 노력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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