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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부 주도 '보편요금제'보다 '제4 이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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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 가계통신비 인하는 시장 경쟁에 맡겨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보편요금제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 제4 이동통신사 선정 등을 시장자율적인 경쟁 활성화가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과 융합혁신경제포럼이 국회에서 연 '문재인 정부의 국가주의적 통신정책 한계와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 통신 규제책인 요금인가제와 보편요금제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흐름에 역행하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효율적인 통신비 인하가 이뤄지려면 최근 국회로 넘어간 보편요금제 등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는 자율적인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4이통의 필요성이 거론됐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주도의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했을 때 보다 신규 사업자가 진입했을 때와 효과가 훨씬 크다"며, "재정적 목적에서도 (규제는) 투자요인 감소가 불가피하고 결국 소비자 후생이 약화된다"고 강조했다.

또 "형평성 측면에서도 정부 개입으로 인한 요금인하는 경쟁에 따른 게 아니어서 지속적인 요금규제 방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요금을 사업자 자율에 맡길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으로 독점적, 차별적 요금 또는 경쟁사업자 퇴출을 목적으로 약탈적 가격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를 사전적으로 막기 위해 요금 규제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금 규제 목적의 큰 축인 재정적, 효율성, 형평성 등에서 현재 요금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가령 미국의 경우 셀룰러 서비스가 도입된 뒤 12년간 과점상태가 이어졌다. 26개의 주는 이동요금을 규제하고, 나머지 25개 주는 규제가 없었다. 이들 주들의 요금 수준 차이를 분석한 결과 규제가 있는 쪽 요금이 오히려 15%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탓에 미 의회는 1993년 FCC에 이통요금에 대한 규제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가격규제가 실제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신규 사업자 진입을 통해 가격 인하가 이뤄진 바 있다. 대표 사례로 프리텔레콤이 꼽힌다.

한국은 이 같은 글로벌 시장 환경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요금 규제가 실질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 사업자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 주도 가격 인하 역시 신규 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4이통 이 외 알뜰폰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통 3사 외에 알뜰폰 사업자의 진입으로 그나마 경쟁상황이 개선됐다는 것.

실제로 2015년말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4.5%, 알뜰폰이 10% 수준이었으나 지난 7월 기준 SK텔레콤은 41.9%로 내려왔으며, KT가 26.1%, LG유플러스 20%, 알뜰폰이 12%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지배적 사업자의 점유율이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상태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정부 개입이 결국 공급상태를 교란시키고, 경쟁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도훈 교수는 "2G 기본료 폐지와 관련 공급자 측면에서 2G는 거둬내고 싶지만 몇백만 소비자들과의 계약관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다"며, "기본료를 폐지해서 더 주는게 아니라 이들을 알뜰폰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유도해 경쟁을 촉진하는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다운사이드만 보고 경쟁이 불완전하다고 판단, 개입 하면 결국 무리수를 두게 되고, 보편요금제나 매년 전파사용료 면제 연장 등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된다"며, "통신요금이나 원가 등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규제로 이통사의 네트워크 인프라 산업만 저평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신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1996년 전기통신사업법을 만들면서 지배적 사업자 요금을 인가하고, 전파법에 따라 주파수 할당 대가를 받고,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 제도를 통해 망을 임대해주는 등 상당부분 기여한 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5G 시대는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되기 때문에 인가제 폐지 등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하며, 사후 규제 강화로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편요금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 및 정책적 취지를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 시민운동본부팀장은 "우선적으로 인가제와 신고제 등이 잘 운영됐는지 평가부터 해봐야 한다"며, "왜 시장에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소비자들이 통신요금이 비싸다고 하는지 그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편요금제의 출현은 결국 기업들이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전영수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해외 주요국의 저가와 고가 요금제 간 데이터 차별 수준은 한국이 130정도로 가장 높았다"며, "그나마 최근 요금재 개편이 이뤄지면서 40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일본(11.6), 캐나다(24.4), 스웨덴(27), 독일(10) 대비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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