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네오디안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주체가 에스에프씨 경영진들로 확인됐다. 에스에프씨는 부실 P2P기업 인수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회사다. 시장에서는 네오디안테크도 에스에프씨의 행보를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현진 네오디안테크놀로지 전 대표는 보유지분 14.59%를 160억원에 제이에스앤파트너스, 조병직씨 등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9일 잔금이 납입되면 제이에스앤파트너스가 9.2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오른다.
경영컨설팅업을 영위하는 제이에스앤파트너스는 현지웅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 씨는 지난해 8월25일부터 제이에스앤파트너스 이사로 올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에스에프씨의 전환사채(CB) 50억원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또 현 씨는 현재 에스에프씨의 부사장이다.
제이에스앤파트너스와 함께 네오디안테크의 주식 40만주(1.12%)를 12억원에 인수한 조병직씨도 에스에프씨의 사내이사이자 부사장이다. 지난해 1월 에스에프씨의 임시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됐다.
◆비싸게 산 회사, 손실로 50억 턴 '에스에프씨'
에스에프씨는 태양광 모듈용 백시트 전문기업이다. 다만 유가하락 이후 태양광 산업이 둔화된 상태라 2015년부터 매출액이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6% 줄었는데 판매관리비가 58%나 증가하며 결국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판관비 중 지급수수료가 220%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한 것이 손실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에스에프씨는 159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의 19%에 달하는 손해를 본 셈이다. 이처럼 큰 규모의 손실을 낸 원인은 지난해 인수한 P2P업체 빌리와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의 영업권 51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해서다.
기업을 인수할 때 지배력을 함께 확보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발생하는데 이는 회계장부상 영업권에 계상된다. 영업권에는 시너지효과, 향후 시장 전망, 전문인력의 역량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마다 다르지만 약 10~50% 사이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스에프씨는 빌리와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를 각각 110억원, 60억원에 인수했다. 빌리의 경우 지난해 10억원의 자본잠식과 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업체다. 코리안스탠다드핀테크 역시 순자산 4억원에 순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을 170억원이나 들여 인수하다보니 각각의 영업권은 105억원, 50억원 수준으로 계상됐다. 각각 2천%, 4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준 것이다. 그리고 에스에프씨는 불과 인수한 지 몇 개월 만에 영업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1억원을 손실로 털었다.
◆네오디안테크도 같은 길 걸을까
시장에서는 에스에프씨 경영진들이 네오디안테크로 무리한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네오디안테크는 지난해 초부터 경영진과 주주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68억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으면 신사업 진출과 사업다각화로 M&A에 나설 명분이 생긴다"며 "다만 외부 자금조달로 M&A를 하면 향후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으로 네오디안테크 인수 후 계획 등을 에스에프씨 측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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