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에쓰오일이 사상 최대 연간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정작 환율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유가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 단가 상승으로 매출과 순이익은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29일 오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경영실적과 주요 활동을 설명했다. 에쓰오일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20조8천914억원, 당기순이익은 8.8% 증가한 1조3천11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5% 감소한 1조4천625억원이었다.
◆환율 하락에 영업이익 '뚝'…비정유부문 '선방'
에쓰오일은 울산공장 시설개선 사업 완료 등 생산효율을 높여 사상 최대 연간 판매량을 달성했다. 더욱이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 단가 상승으로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통상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 재고 평가이익이 커져 실적에 호재가 된다.
아울러 지난해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업체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으로 손익분기점은 보통 배럴당 4달러다. 미국의 정제업체들이 허리케인의 영향에서 벗어나 가동률을 높이면서 공급이 증가했지만, 견조한 역내 수요를 바탕으로 정제마진이 배럴당 5달러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울러 비정유부문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비정유부문은 매출액 비중이 21.4%(석유화학 13.7%, 윤활기유 7.7%)에 불과하나, 영업이익 비중은 52.6%(석유화학 23.3%, 윤활기유 29.2%)를 차지하며 3년 연속 비정유부문에서 절반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에도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 재고 평가액의 경우 환율이 하락할 경우 즉각 손실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 시 분기별 영업이익이 150억원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정제마진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도 좋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 1분기 호실적 예상…석유화학 스프레드 양호"
에쓰오일은 올해 정유부문의 글로벌 수요증가와 양호한 수준의 정제마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전방산업의 높은 수요 성장으로 인해 양호한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파라자일렌(PX)은 신규 설비증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요 증가로 양호한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폴리프로필렌(PP)은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따른 역내 신규설비 증설이 지연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요 성장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활기유 부문에 대해서도 품질 고도화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공급자에 대한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고품질 윤활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에쓰오일은 하반기 상업가동 예정인 '고도화 설비·올레핀 다운스트림 플렉스(RUC·ODC)'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본격적인 하반기 생산 및 판매에 대비해 회사는 지난해부터 프리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RUC는 원유에서 가스와 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에서 프로필렌 등을 추출하는 고도화 시설이다. ODC에서는 프로필렌으로 PP와 프로필렌옥사이드를 생산한다. 회사 측은 '잔사유분해-고도화시설-올레핀생산'의 밸류체인 구축으로 높은 수익구조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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