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뉴스에서는 부모의 연줄을 통해 슬쩍 낙하산으로 입사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2016년 저 '연줄'로 발생했던 수많은 비리들이 낱낱이 밝혀지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수저계급론과 비관론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정말 개천에서 용 나기는 이제 글러 먹은 걸까?
신간 '언더독 레볼루션'은 흙수저 출신으로 오롯이 자신의 힘만으로 성공을 일궈낸 '더반찬'의 전종하 창업주가 10년간의 경험을 털어놓은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잭팟이나 로또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의 창업 레볼루션은 철저한 자기경영과 새로운 사고방식, 고객 중심의 경영론 삼박자가 어우러져 성공할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를 오로지 게임만으로 보낸 스무 살의 고졸 전종하의 승부수는 창업이었다. 그것도 레드오션이라는 음식 사업. 당시만 해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던 온라인 전문 푸드마켓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길을 고집했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던 독특한 쇼핑몰 UI, 매일같이 60통 넘게 고객에게 보낸 손편지, 외주 없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CS센터 등. 저자는 규모는 작지만 일류를 목표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반찬'을 쑥쑥 키워낸다.
경영은 처음이었다. 처음이라 멋모르고 한 선택에 쓰디쓴 결과도 맛봤고 주변에선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짚은 포인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온 저자의 스물 세 가지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통념처럼 여겨지는 경영론에 수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정말 많은 돈을 들여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해야만 사업이 잘되는 것일까? 저자는 대신 제품을 담은 상자에 브랜드 로고와 슬로건이 인쇄된 스티커를 붙였다. '움직이는 광고판'을 만든 것이다. 상자는 신나게 돌고 돌며 더반찬을 홍보했다. 들어간 비용은 인쇄비용뿐이었다.
저자의 성공 비결이 기발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뿐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앞장에서 승부수로 선택한 창업의 길과 경영 비법을 이야기한다면, 뒷장에서는 또래와 똑같이 어리고 서툴렀던 저자가 어엿한 CEO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언더독 레볼루션'은 '이렇게 살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지치고 주눅 들어 있는 이들에게 이 세상은 아직 충분히 승부를 걸 만한 곳이라고 말할 뿐이다. 이 책은 무수한 모범생들의 성공담은 뒤로 하고, 패색이 짙은 '언더독'들도 눈을 빛내며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종하 지음/미래의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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