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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경제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현실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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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경제 만들려면…미국의 사례 엿보다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성공적인 경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온 나라를 뒤흔든 정치적 스캔들이 정리되면서 다시 우리는 경제를 고민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다른 쪽에서는 규제 완화와 노동 유연화를 외친다.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유럽의 선진국들도, 심지어 미국도 장기간의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신간 '현실의 경제학'은 미국 경제사에 정통하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에 직접 관여해본 경험이 있는 스티븐 S. 코언과 J. 브래드퍼드 들롱이 쓴 책이다. 추상적이고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영국의 식민지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난 미국 역사의 구체적인 사실들을 통해 답한다.

역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역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여러 편견을 가진 상태로는 잘못된 길을 끊임없이 답습할 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실제의 역사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이 가진 편견을 깨나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컨대 미국은 건국에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작은 정부와 자유방임 시장을 추구해 온 나라였으며, 그것이 미국을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올려놓은 힘이었다는 신화가 있다. 이 신화는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들에게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건국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율적 시장에 나라의 미래를 맡긴 적이 없었다.

물론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토머스 제퍼슨이나 제임스 매디슨 같은 사람들은 작은 정부, 자영농, 작은 기업, 자유 무역을 골자로 하는 경제 체제를 주장하기는 했다. 만약 미국이 이 길을 갔더라면 지금은 농산물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가 됐을 것이다.

미국은 그 길을 가지 않았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제퍼슨과는 달리 중앙집권적인 연방 정부를 중심으로 무역과 금융을 통제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제조업을 보호, 육성해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자신이 재무장관으로 지내면서 이를 차근차근 실천했다. 관세는 높게 유지됐으며, 철도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중앙은행을 통해 화폐와 금융도 통제했다. 자본과 인적 자원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해밀턴의 경제 재설계는 너무나 성공적이었던 터라 제퍼슨을 따르는 정치 세력이 집권했을 때조차 그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정부가 경제의 방향을 계획하고 시장을 개척해 성공적으로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유시장 경제의 상징인 미국조차 비교적 최근까지 시장의 힘에만 경제 운명을 맡기지 않았고 그랬기에 경제 성장에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기술 혁신의 힘은 어디서 오는지, 동아시아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현재의 전 세계적인 불황의 이유는 무엇인지도 알 수 있어, 경제 성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에 대해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S.코언, J.브래드퍼드 들롱 지음, 정시몬 옮김, 부키/1만5천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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