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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입법 논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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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개인정보보호 관련 개정안 봇물, 현행 가이드라인 한계 지적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에 대한 입법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비식별 조치는 개인정보의 개인식별 가능성을 제거해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국내는 현재 비식별 조치를 뒷받침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존 개인정보 보호법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법 개정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4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19·20대 국회를 거쳐 비식별화 조치 관련 법률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송희경 의원이 '개인정보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윤영석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해에는 강길부·김병기·이은권·배덕광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냈으며, 19대 국회 때도 비식별 조치 관련 5개 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다.

개정안 발의가 잇따르는 이유는 비식별화 조치가 이뤄진 개인정보를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위치정보법 등 기존 개인정보 보호 법제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시켜 관련 정보들의 활용을 증대, 빅데이터 산업을 진흥하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부처 합동으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공표했으나, 이를 통한 대응은 한계를 보여왔다.

가이드라인이 포함하는 내용들이 헌법적 기본권을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그 중 하나다.

비식별화를 통한 개인정보의 활용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영업수행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사항이라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현행 가이드라인처럼 비식별화된 정보를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단순 추정할 경우 지금까지 정보 주체가 보유하던 통제 권한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4일 발표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에 관한 입법정책적 대응과제' 보고서는 "이 가이드라인은 실제 개인정보 관련 소송에서 법원 등의 법적 판단 기준으로 원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초 개인정보 보호 법제에는 비식별 조치 개념 자체가 없어 가이드라인만으로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법 개정 없이 개인 식별 가능성이 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불법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 주요국들의 대응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뉜다. 최근 제정된 유럽연합(EU)의 일반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이나 일본의 개정 정보보호법은 비식별 조치 등을 입법적으로 반영하고 있고, 영국은 정보보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인 '익명화 실천규약'을 제시하고 있어 우리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영국의 익명화 실천규약은 형식적으로는 우리 가이드라인과 유사한 성격을 보이지만 법적 근거 측면에선 차이가 있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익명화 실천 규약은 GDPR에 위임 근거가 있으나 우리 가이드라인은 법률적 위임은 없이 단지 행정 지도의 성격만 갖는다.

보고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한 대응방식은 근거법령 해석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개인정보 보호 법제에 비식별화 또는 익명화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는 방향으로 입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법제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완화하지 않고는 데이터 활용을 통한 산업 진흥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를 모두 충족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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