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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문재인 정부 일등 공신들의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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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문재인 캠프 사람들은 한동안 해외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전화기만 붙잡고 있을 것이다"

최근 한 야당 국회의원이 기자들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를 이같이 예상했다. 그동안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 측 인사들은 해외출장과 저녁 술자리 등을 모두 취소하고 집에서 입각을 권유하는 청와대 전화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이다.

그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직후 한 여당 의원이 해외로 출장을 나가면서 입각이 좌절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전해줬다.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 측 캠프 인사들 역시도 각종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오매불망 자신의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아쉽게도(?) 빗나갔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당선 일등 공신을 격려하고자 양 전 비서관, 임종석 비서실장 등과 만찬을 가졌다. 양 전 비서관은 이 자리에서 권력 일선 퇴장을 선언했다.

양 전 비서관은 기자들에게 보낸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는 제목의 문자메시지에서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내겠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양비'라고 격의 없이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도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선거 기획 등 핵심 역할을 했다. 문재인 집권 프로젝트를 주도한 최측근 참모이자 가신으로 청와대 입성이 예상됐지만 스스로 접고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또한 핵심 친문계 3인방 중 한 명인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문재인 호위무사로 불린 최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재도 넘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선거에서 이기는 일 외엔 제 거취를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앞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자신의 지인에게 남긴 글을 통해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밝히며 해외로 출국했다.

핵심 친문세력들이 이같이 공직 진출 포기를 선언하고 뒤로 물러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 권력 이탈을 가속화한 사건 대다수가 대통령 측근과 비선실세 문제에서 비롯됐다. 그런 사건들은 온갖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정권에 치명상으로 작용해왔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대탕평 기조의 국정운영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실현하는데 한단계 길을 넓혀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올바르게 국정운영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일까.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17일 취임 1주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솔직한 말씀으로 굉장히 잘하는 것 같다"며 "너무 잘해서 무섭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을 비롯해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이같은 마음을 변치 말기 바란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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