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에 삼성전자는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2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이 '배터리 자체 결함'에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2일 갤럭시노트7 1차 리콜 당시와 같은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탑재됐던 두 가지 배터리에 각기 다른 발화 원인이 있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배터리 공급사 이름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당 제품에는 삼성SDI와 중국 ATL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기 자체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는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수개월간 삼성전자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원점에서부터 전방위적인 분석을 진행했다"며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갤럭시노트7의 소손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고 완벽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 700명이 갤노트7 20만대로 발화 시험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조사를 위해 삼성전자에서는 700명의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투입했다. 이들은 배터리 발화 현상을 재현하기 위해 20만대가 넘는 완제품과 3만여대의 배터리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완제품과 배터리에서 모두 비슷한 비율로 발화 현상이 일어났다. 삼성SDI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의 우측 상단 모서리에서부터 발화현상이 일어났다. 소손의 주 원인은 배터리 내부 음극판의 눌림 현상이었다.
ATL 배터리의 경우 비정상적으로 높이 솟아 있는 융착 돌기와 절연 테이프 누락,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내부 단락 등으로 인해 발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유엘(UL) ▲엑스포넌트(Exponent) ▲TUV 라인란드 등 3곳의 외부 안전인증업체에서도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갤럭시노트7 기기의 자체 결함이나 배터리 물류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고동진 사장은 "결과적으로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은 배터리에 있었다"며 "그러나 배터리 설계 및 제조 공정상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검증 프로세스 8단계로 강화…부품 전담조직도 신설"
삼성전자는 앞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와 같은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폰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먼저 외부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납품받을 때 8가지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 여기에는 ▲안전·내구성 검사 ▲외관 검사 ▲엑스레이 검사 ▲해체 검사 ▲누액 감지(TVOC) 검사 ▲상온의 전압변화(ΔOCV) 측정 검사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소비자의 사용 환경을 재현하는 가속시험 등이 포함된다.
차기작부터는 제품 설계 측면에서도 배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사용 중인 제품을 떨어뜨리더라도 물리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장치 또한 추가한다. 충전 온도와 전류 충전 속도 제어에 안전장치를 추가하는 등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도 강화했다.
또한 품질보증 부서에 핵심부품을 전담하는 부품전문 팀을 추가 신설한다.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배터리뿐 아니라 외부에서 공급받는 핵심 부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학계와 연구기관 등의 재료과학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했다. 이 자문단은 ▲클레어 그레이 캠브리지대 박사 ▲거브랜드 시더 UC버클리대 박사 ▲이 추이 스탠포드대 박사 ▲토루 아마즈쓰미 테크컨설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됐다.
고동진 사장은 "이번 일을 통해 업계 전체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번 교훈을 업계와 적극적으로 공유해 업계 전체의 안전성 강화에 공헌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확한 공개 시기는 미정이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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