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화가 대외환경 변화 등 업황 흐름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형국이다. 조선·방산 계열사들은 최적의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호황을 이어가는 반면 석유화학과 신재생에너지 계열사들은 업황 악화에 신음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김동관 부회장이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직접 진두지휘해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조선·방산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2년 연속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회사의 영업이익만 1조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성장하는 기록을 내놨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도 지난해 4분기에만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수익성을 보였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2020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이후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조선·방산 계열사들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국내 조선, 방산 기업 협력 여지가 커지면서다. 이미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약 1억 달러(약 1441억원)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을 마련한 바 있고 미 해군 MRO(유지·보수·수리) 시장에도 본격 참전하겠다는 태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인 K9 전차를 이집트 현지에서 본격 생산하기로 하는 등 잠재 수요국으로 불리는 중동에 영점을 맞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화의 양축인 방산·조선이 호황을 누리는 사이 석유화학과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은 그야말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에만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영업손실 2575억원을 기록하면서 회사의 실적 부진을 부채질했다. 석유화학 업황이 최악에 다다른 가운데 케미칼 부문은 영업손실 12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트럼프 집권으로 방산 조선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신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관련 사업은 축소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한화큐셀의 전망 역시 어두워진 상태다. 중국발 공급과잉 탓에 석유화학 업황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한화솔루션의 여천NCC 역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2012년 한화솔루션의 독일 태양광 셀 업체 '큐셀' 인수는 김 부회장이 실무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김 부회장은 석유화학 중심이던 한화의 에너지 사업 영역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까지 확장하며 한화솔루션의 외형적 성장을 견인했다.
한화큐셀이 3조 2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태양광 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역시 그의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한화솔루션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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