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기존 34평 살다가 새 아파트 41평으로 분양 신청해서 추가 분담금 3억8000만원 정도 예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공사비가 또 오른다고 합니다. 지난해 공사비 인상도 그렇고, 이번 추가 인상도 그렇고 투명하게 책정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14일 오전 열린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임시총회장 앞에서 만난 40대 조합원이 이렇게 말했다. 잠실진주 재건축 공사비가 커뮤니티시설·조경 등 특화설계를 이유로 종전 대비 약 588억원이 더 높아지며 조합원 부담도 더 커졌다면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벌써 세번째 공사비 인상을 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목소리에 가세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총회의 유일한 안건인 '공사계약 변경 계약서 3차 체결'의 건은 조합이 상정한대로 원안 통과됐다. 전체 조합원 1434명(사전 전자투표 등 포함)이 참석해 965명, 67.3%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413표, 기권은 56표였다.
한 조합원은 "안건에 찬성 안 하면 (사업이) 다 뒤집어진다는 데 어떡하겠나"며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찬성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통과된 '공사계약 변경 계약서(3차)'에 따르면 잠실진주아파트의 공사비는 특화설계를 이유로 1조3229억2600만원에서 1조3817억9900만원으로 588억7300만원 높아졌다. 대신 인상분 588억7300만원에 대해서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결과를 받겠다는 조건이 달렸다.
공사비 추가 인상 내역을 보면 건물 외관(익스테리어) 공사비 200억200만원, 커뮤니티시설 116억7100만원이 포함돼 있다. 조경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수준으로 식재를 고급화하기 위해 192억700만원을 얹었다.
이날 총회는 조합원간 언쟁으로 총회 시작 후 2시간이 돼서야 표결이 완료되며 진통을 겪었다. 조합원들의 고성이 총회 현장 밖까지 터져 나올 정도였다.
공사비 검증을 요구하는 소유자 모임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총회 현장 앞에 '공사비 검증'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다른 조합원들에게 관련 내용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재건축 후 새 단지명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소유자 모임은 "일부 조합원들이 우리를 정식 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 언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임은 기존의 공사비인 3.3㎡당 811만원과 함께 이번에 인상한 특화설계 공사비 588억원에 대해 모두 공사비 검증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시공사와 조합은 이번에 인상되는 588억7300만원에 대해서만 공사비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공사비 인상이 세번째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컨소시엄(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과 지난 2018년 8월 계약한 이후 2021년 12월에 이어 지난해 7월까지 공사비를 인상했던 것이다.
이에 3.3㎡당 공사비는 당초 평당 660만원에서 작년 7월 811만원 수준으로 올랐으며, 이번 추가 인상을 통해 847만원으로 조정됐다.
조합은 이번 임시 총회의 안건에 대해 "시공단은 300억원 미만(공사비 추가인상)이면 강남의 단지보다 마감 수준이 떨어져 특화 의미가 상실되고 특화 공사를 포기해야 하며 한국부동산원의 검증도 반대한다는 의사였다"면서 "원베일리 수준 이상의 커뮤니티와 공용부, 조경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들이 요청한 특화항목 중 추가 가능 항목과 비용을 포함, 총 588억원의 인상을 하는 것으로 계약서를 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아이파크는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23개동, 총 2678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 43~104㎡ 589가구가 지난해 10월 일반에 공급돼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268.69대 1에 달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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