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최근 '계란 사재기'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SPC그룹이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결국 파리바게뜨의 일부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AI 발생 이후 베이커리 업체가 제품 생산을 중단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SPC그룹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 22일부터 전 영업점에 카스테라와 머핀 등 달걀 사용량이 많은 19개 품목에 대해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해당 품목들은 24일부터 전 매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생산이 잠정 중단되는 품목은 카스테라, 오리지널·초콜릿·블루베리 머핀, 미니 블루베리·한라봉롤·헤즐넛피칸롤·산딸기롤, 쁘띠구겔호프 초코·바닐라·레드벨벳 등 19개 품목이다. 다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연말 성수기인 만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는 빵과 케이크, 샌드위치 등 주요 제품 생산 시 하루에 60~70톤의 계란을 사용하는 만큼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AI 여파가 확산되면서 현재 공급 농가 19곳 중 9곳이 폐쇄됐으며 나머지 10곳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량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돼 SPC그룹은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SPC그룹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계란 구매에 나섰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AI 사태 후 직원들은 소매점에서 계란을 사들였으며 이 방식으로 SPC그룹은 최소 500판 이상의 계란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은 일부 임직원들이 애사심에서 자발적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같은 지시가 담긴 공문이 발견되면서 의혹을 떨쳐내지 못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AI 여파로 계란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져 카스테라·머핀 등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며 "달걀 수급이 안정화되면 다시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리바게뜨 외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등 다른 브랜드는 아직까지 제품 생산 중단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도 달걀 수급을 체크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은 크리스마스까지 물량은 확보돼 있어 크리스마스 케이크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계란 공급이 어렵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수급처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은 아니지만 수급이 어려워지는 내년 초까지 계란파동이 이어질 경우 내부적으로 정부의 결정에 따라 수입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가 일부 제품 생산을 중단한 점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도 계란 물량 확보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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