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맥주, 콜라, 빵, 라면 등 먹거리 가격 상승에 이어 AI 확산으로 인한 '계란 파동'으로 장바구니 물가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반찬이 없을 때 즐겨먹던 계란이 가격 폭등으로 '귀하신 몸'이 되자 서민들의 한숨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이날부터 AI 확산에 따른 계란 판매 수량 제한 조치가 시작됐다. 또 대형마트들은 계란 수급 불안정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 달새 몇 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또 다시 추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계란 판매 수량을 '1인 한 판(30알)'으로 제한하고 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지난 9일 처음 계란 가격을 5% 가량 올린 롯데마트는 AI 확산이 지속되자 15일에 또 한 번 5%를 인상했고 이날 추가로 가격을 10%를 더 올렸다. 그 사이 계란 매출은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월 동기 대비 10.6%나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늘 계란 가격 인상 및 판매 수량을 제한 한 것은 업소에서 많이 찾는 30알들만 해당된다"며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10~20알은 이번에 수량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 사재기가 일어날 수 있어 30알에 한정해 판매 제한을 걸었다"며 "거래 지역이 AI의 직접 피해를 받아 공급량이 절반으로 크게 줄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도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통해 지난 8일부터 '1인 한 판'으로 계란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또 대형마트 매장에서는 5천980원하던 계란 30알(대란) 한 판 가격이 일주일 간격으로 추가 인상되면서 현재 6천580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로 인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나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계란 공급량을 20%나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점포에서 매진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이마트는 오는 21일 회의를 열고 가격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도 계란 공급량이 평소 80~90% 수준으로 떨어지며 지난 17일 계란 가격을 평균 6%나 올렸으나 앞으로 수급 상황을 고려해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이날 대책 마련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국내 공급 계란을 대체할 수 있는 계란가루나 계란액 수입을 늘려 수급을 조절해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선 이 역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입을 추진한다고 했으나 인근국가도 아닌 데다 계란이 신선식품인 만큼 항공운송이라고 해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AI 확산을 하루 속히 차단하지 않으면 계란 파동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전반에서 자체적으로 수요를 조절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