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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겨냥 檢 주장…재계 "구속영장 청구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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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가족 경영 잔재 신 회장에게만 책임 물어"…롯데 "신 회장, 억울"

[장유미기자] 검찰이 지난 26일 1천750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무리하게 움직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검찰에서 신 회장의 혐의라고 주장하고 있는 대부분이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총수로서 경영 활동을 총괄하며 결정했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신 회장에게 모두 몰아준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조재빈)는 신 회장에게 1천240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500억원대 특경법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총수 일가로 흘러간 금액이 1천300억원으로 역대 재벌 중 최대"라고 밝히며 '경제논리' 대신 '공정한 법 집행 원칙'을 고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지시했던 많은 일들을 검찰이 신 회장의 혐의로 몰아간 것 같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검찰은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서 씨의 딸 신유미 씨에게 롯데 한국 또는 일본 계열사들이 2006년 이후 최근까지 지급한 급여를 문제 삼고 있다. 이들은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고도 계열사에 등기이사나 고문 등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약 10년 동안 500억원의 부당급여를 받아갔다. 500억원 중 400억원은 신 전 부회장이, 100억원은 서 씨와 신유미 씨가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각 계열사에서 등기이사, 고문 등의 직을 맡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활동한 내용이 없을 정도로 업무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급여를 지급한 각 계열사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에 이를 방관하거나 지시한 총수 신 회장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특경법) '횡령'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재계 일부에서는 이 같은 검찰의 움직임을 두고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횡령의 수혜자는 형인 신 전 부회장과 막내 동생인 신 씨 등으로, 신 회장이 직접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든 혐의를 신 회장에게 몰아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역시 오너일가의 계열사 등기이사, 고문 등재나 급여지급 등은 과거 절대적 카리스마를 가졌던 신 총괄회장이 한 일로, 신 회장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같은 맥락으로 신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신 전 부회장과 신유미 씨 등에게 급여를 줬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신 회장이 결정하지 않은 가족의 급여까지 모두 횡령액으로 간주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두 가지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신 회장은 우선 롯데피에스넷의 손실을 감추기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를 동원해 회사에 47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피에스넷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자동출납기(ATM)를 공급하는 업체로 코리아세븐과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 계열사 3사가 약 3분의 1씩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10~2015년 롯데피에스넷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를 동원해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지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5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을 불러 코리아세븐 대표 재직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위 등을 캐묻기도 했으나 소 사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과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계열사들이 억지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결국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신 회장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롯데는 롯데피에스넷이 보유한 금융기술과 세븐일레븐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으로, 향후 수익이 기대되는 기업임에도 검찰이 유상증자액 480억원을 모두 신 회장이 그룹에 끼친 손실로 판단한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 ATM은 출금 기능만 있는 CD기와 달리 입금과 출금뿐만 아니라 공과금 납부, 보험가입, 티켓예매 등 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 세븐일레븐은 향후 은행, 증권사들의 지점 역할을 편의점이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CD기 보다 약 3배 비싼 ATM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븐일레븐이 2009년 말 기준 2천200여 점포에서 2015년 8천300여 점포로 약 4배 성장한 만큼 ATM 수요가 많아져 투자액(증자)이 많아진 것일 뿐"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미리 손실로 판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 씨와 서 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 유원실업과 관련해서도 신 회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롯데그룹이 롯데 계열 영화관과 롯데시네마 내 팝콘 등을 파는 매점 영업권을 2005~2013년 신영자 이사장, 서미경 씨 등에게 몰아줘 롯데시네마가 속한 롯데쇼핑에 48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서 씨 소유인 유원실업·유기개발과 신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 등은 롯네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거의 독점하며 이익을 냈다. 영화관 수익 중 매점 운영은 매출비중과 이익률이 높아 업계에서는 알짜사업으로 통한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 등이 나서 문제점을 지적하자 신 회장은 지난 2013년 롯데시네마 내 매점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이전 관련 오너가 회사들의 매점 사업권을 회수했다. 이로 인해 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는 결국 적자 등 경영난에 시달리다 올해 1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는 가족들이 행한 과거의 구습으로, 신 총괄회장이 가족들에게 운영을 맡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회장은 오히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2013년 신 이사장과 서 씨, 신유미 씨 등 가족들과 연관된 회사가 운영하던 롯데시네마 매점사업을 모두 직영으로 전환시켰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후 투명 경영을 위해 가족과 경영을 분리하는 원칙을 적용하는 등 롯데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섰지만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모두 제동에 걸렸다"며 "오히려 검찰이 과거 가족 경영의 잔재를 모두 신 회장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모습이 석연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초기에 비자금 조성 등 횡령 수백억원과 배임을 포함해 3천억원 가량의 비리 혐의가 드러났다고 했지만 이번에 청구된 영장에는 그 절반 수준인 1천750억원"이라며 "검찰이 현재 비자금 부분을 제대로 밝히지도 못한 상황에서 1천750억원도 다소 무리하게 합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신 회장 신병을 확보한 뒤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의혹 역시 집중적으로 물어볼 계획이다. 검찰은 롯데쇼핑의 롯데상사 지분 헐값 매입 지시 의혹, 롯데쇼핑의 롯데상사 지분 헐값 매입 지시 의혹, 호텔롯데의 부여·제주호텔리조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부지 저가 매입 지시 의혹, 일본롯데물산 '통행세' 얹어주기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 다른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은 이번 영장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4개월간 이어온 롯데그룹 전방위 사정작업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등 나머지 총수 일가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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