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먹거리 가격 인상…장바구니 물가 '들썩'

[장유미기자] 올 들어 음료, 빙과류에 이어 과자가격이 연이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장기 불황과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은 점차 닫히고 있지만 작년 말 소주로 시작된 식품업계 가격 인상 바람은 두부, 달걀, 햄버거, 과자 가격 인상에 이어 연내 라면맥주 가격 인상설까지 부추기고 있다.

22일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 15개 브랜드에 대해 오는 23일부터 소비자가격기준으로 평균 7.9%를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새우깡(90g)은 1천100원에서 1천200원(9.1%↑), 양파링(84g)과 꿀꽈배기(90g) 등은 1천300원에서 1천400원(7.7%↑), 포스틱딥(104g)은 1천600원에서 1천700원(6.3%↑)으로 인상된다.

또 일부 대용량 품목은 가격 변동 없이 중량이 조정된다. 오징어집은 168g → 153g(8.9%↓), 자갈치는183g → 167g(8.7%↓) 등이다. 수미칩, 포테토칩, 쫄병스낵 등 10개 브랜드에 대해서는 가격을 동결해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판매관리비, 물류비, 인건비 등 경영비용 상승, 원재료 가격 상승, 품질 개선 등으로 인해 원가압박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졌다"며 "스낵가격은 2년 5개월 만에 인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 롯데제과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5% 인상했다. 자유시간은 800원에서 1천원(25% 인상)으로, 자일리톨껌은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쭈욱짜봐도 80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됐다. 후렌치파이와 에이스는 각각 8.3%, 7.1% 올랐다. 구운감자(6.7%), 연양갱(5.9%), 아이비(5.3%)도 모두 가격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3일 빅파이 등 1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4% 인상했다. 또 땅콩카라멜 등 3개 제품의 중량을 평균 12.2% 줄였다. 이들 제품은 3~5년만에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제품별로 3.8~20.0% 가량 가격이 올랐다.

롯데제과는 이미 지난 3월에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평균 8.4% 올렸다. 롯데제과는 롯데샌드, 빠다코코낫, 제크, 하비스트, 야채레시피 등 비스킷 제품 5종의 가격을 1천200원에서 1천400원으로 인상했으며 파이류인 갸또는 3천200원에서 3천6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여기에 롯데제과는 지난 4월 빙과류 제품 가격도 올렸다. 롯데제과는 당시 월드콘과 설레임의 제품을 각각 10㎖ 늘리고 1천200원에서 1천3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했다.

이후 해태제과는 대표제품인 부라보콘 등 3종류를, 롯데푸드는 구구콘 등 7종류를, 빙그레는 붕어싸만코 등 7종류의 가격을 각각 100원 정도 올렸다.

장바구니 물가 인상을 들썩이게 한 첫 신호탄은 소주 가격이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1월 말 '참이슬'의 가격을 인상하자 금복주, 무학에 이어 올 초 롯데주류까지 '처음처럼'의 출고 가격을 인상했다.

또 코카콜라음료 등 음료업체들도 지난 1월부터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다. 품목은 캔250㎖, 캔300㎖. 캔 355㎖, 페트 500㎖, 페트 1.5ℓ 등 5개다.

올 초에는 두부와 달걀 가격도 인상됐다. 풀무원은 지난 1월 초 36개 두부 제품 판매가를 평균 5.3%, 5개 달걀 제품 가격은 평균 3.9% 인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짜장면류 제품의 가격을 평균 3.1%, 핫도그류 가격을 11.9% 올렸다.

여기에 관련 업체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라면과 맥주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맥주는 지난 2012년, 라면은 2011년 이후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어 올해 인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대해 라면·맥주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