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Give everyone the power to share anything with anyone(모든 사람에게 누구나 무엇이든 공유하는 힘을 주는 것)."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 개막한 페이스북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밝힌 페이스북의 최종 목표다. 주커버그는 이날 향후 10년간의 로드맵을 3년, 5년, 10년의 3단계로 나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3년간 페이스북을 둘러싼 에코 시스템 형성에 중점을 둔다. 페이스북 개발자 도구 이용률은 40% 이상, 미국 이외의 앱 개발 비중도 70% 이상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주커버그가 제시한 로드맵은 현재 시점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5년간은 비디오, 검색, 그룹,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등 현재 진행형의 서비스를 공고히 하고 10년간은 연결성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주커버그가 말하는 공유와 연결을 기반으로 한 미래의 소셜 미디어는 어떤 모습일까? 페이스북 F8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발표된 내용을 살펴본다.
◆로봇 채팅 플랫폼, AI 커뮤니케이션 현실로
페이스북은 F8 콘퍼런스를 통해 로봇 채팅 플랫폼 '봇 온 메신저'를 발표했다.
봇 온 메신저는 잠재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 고객 지원, e커머스 절차 설명 등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메신저를 통해 질문을 던지면 인공지능이 대신 답변해 주는 것이다.
주커버그는 "이용자는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며 봇 온 메신저 확산을 자신했다.
킥, 라인, 텔레그램은 이미 유사한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돼 있다. 페이스북의 봇 온 메신저는 단순히 문자열만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나 URL 링크를 포함한 메세지를 구분한다.
이는 이용자가 봇 온 메신저와 대화를 통해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결제 기능까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지불은 이용자가 직접 해야 한다.
◆오픈소스 VR 촬영 '서라운드 360'
가상현실은 앞서 언급한 봇 온 메신저와 함께 페이스북의 차세대 도전 영역에 속한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에 360 VR 영상과 오큘러스용 VR 콘텐츠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오픈소스'화된 가상현실 카메라로 이용자 스스로 조립해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페이스북은 '서라운드 360'이라는 이름의 VR 카메라를 발표했다. 17개의 렌즈로 구성된 이 카메라는 하드웨어와 편집 알고리즘이 따로 차후 공개될 예정이다. 부품은 모두 3만달러(3천400만원) 가격선에 구입할 수 있다.
서라운드 360은 400만 화소 렌즈 17개를 통해 4K(4천96×2천160) 는 물론 8K(7천680×4천320)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초당 30기가바이트를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한다.
알루미늄 재질로 돼 있으며 누구나 쉽게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는 구조다. 사막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몇 시간 이상 과열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카메라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라운드 360이 VR 콘텐츠 보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스턴트 아티클, 개발자 공개
페이스북은 언론사 웹페이지에 들어가지 않고도 페이스북에서 바로 기사를 읽어볼 수 있는 '인스턴트 아티클'을 모든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쉽게 말하면 언론사들이 소셜미디어(SNS)속으로 들어가 활동영역을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350여개 언론사가 인스턴트 아티클을 테스트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SBS를 비롯한 50여개 언론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사에는 광고를 표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언론사들의 새로운 수익 창출 도구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F8 콘퍼런스 이후로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네이티브 광고를 입혀 내보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페이스북은 이날부터 인스턴트 아티클의 제목을 입혀 테스트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페이스북 라이브 API 공개
페이스북의 모바일 개인방소 서비스 '페이스북 라이브' API도 F8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됐다. 첫번째 파트너는 라이브스트림, 버즈피드, 비드프레소, DJI 등이다.
페이스북 라이브 API는 하드웨어 업차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페이스북 라이브에 통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바꿔 말하면 카메라 제조사, 소프트웨어 제조사 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탑재한 채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때문에 소셜미디어 상에서 모바일 개인방송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래 통신 인프라 '테라그래프'
페이스북은 이와 더불어 광섬유 케이블 설치 없이 초고속 인터넷을 저렴하고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인 '테라그래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테라그래프는 와이파이보다 10배 빠른 와이기그 무선랜 장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부사장 제이 파리크는 "도시에 있는 가로등에 안테나를 장착해 광섬유 케이블 대신 분산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결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와이기그는 고주파를 사용하므로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평균 7Gbps 속도 수준으로 이는 HD급 영화 1편을 2초 내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속도다.
한편 페이스북은 테라그래프 프로젝트와 함께 인터넷 연결 신기술 '에리스'도 함께 발표했다. 에리스는 대량의 안테나를 정렬해 원격지를 향해 발사하는 원리로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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