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표준 단체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은 최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카 합류하면서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삼성·인텔·시스코에,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합류하면서 사물인터넷의 거대한 연합군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번 OCF의 출범은 경쟁 관계이던 올신얼라이언스의 주요 회사들이 참여하면서, 이 회사들의 배려 차원에서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신얼라이언스에 대한 사실상의 흡수 합병이다. OIC의 명칭은 변경되었으나, OIC의 오픈 소스 플랫폼인 아이오티비티(Iotivity) 는 그대로 유지되는 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퀄컴 주도의 올신얼라이언스가 어려워 진 이유
가전 기기 간의 연동을 목표로 시작된 올신얼라이언스는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며, 업체들은 2016년부터 본격적인 기기 상용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2014년 IFA에서는 많은 모든 가전 업체들이 올신얼라이언스 협력을 나타내는 로고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표준 기술이 아닌 퀄컴의 기술로 연합체를 구성한 점과 개방성을 갖지 못한 폐쇄성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여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나가는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과 주도 기업 퀄컴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가 줄어든 점이 주요 이유가 된다. 전시회마다 퀄컴 주도로 스마트홈을 화려하게 시연했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 전시에서는 중소기업 위주의 전시가 주가 되면서,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했다.
기업의 연합체가 한 기업이 투자하지 않아서 무너지는 것은 개방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현재 올신얼라이언스는 공식 발표를 통해서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퀄컴의 OCF 합류로 사실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인텔이 주도해 온 OIC
OIC의 표준은 여러 회사의 사물인터넷 기기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기기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자체 플랫폼인 아이오티비티(Iotivity)를 통해서 실제 기기 및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OIC는 올신얼라이언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로 출발했다. 이를 고려해서 삼성과 인텔은 철저한 개방 정책과 업체 간 상호 협력을 강조하면서 연합체를 키워 나갔다. 기술적으로는 가전 기기 연동이라는 상대적으로 큰 기기를 고려했던 올신얼라이언스에 비해서, 사물인터넷 기기의 연동에서부터 초점을 맞추고 가전 기기로 확장하였다.
초기에는 이미 커져 있는 올신얼라이언스에 비해서 후발 주자로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하였지만, 삼성 인텔의 개방정책과 업체 간의 협력, 오픈 소스 플랫폼 아이오티비티(Iotivity)의 발표를 통해서 꾸준히 세를 키워갔다. 동시에, 사물인터넷에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스코를 합류시킨 점도 눈에 띈다.
OIC는 최근 UPnP를 인수하고, ULE 얼라이언스, 인오션 얼라이언스 등과 호환되는 등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CES 2016에서는 기기간 호환 시험을 마친 기기를 대대적으로 전시해서 2016년 관련 기기 상용화와 시장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퀄컴, 마이크로소프트의 합류로 거대 연합체가 결성되면서 사물인터넷 시장의 성장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MWC 2016 OCF의 주요 전시
MWC 2016의 OCF 전시는 지난 CES 2016의 전시와 큰 차이는 없었다. 전시회를 일주일 앞두고 발표된 명칭 변경으로 급하게 OCF 관련 로고를 붙여 놓기도 했다.
이 번 OCF의 전시는 5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CES에도 선보였던 OCF 연동 가전은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 볼 점이다. 이외에도 비 OCF 기기의 게이트웨이 연동을 통한 OCF 기기 연결, ULE 얼라이언스와 인오션 얼라이언스 기기 연결, UPnP 기기 작동 시연, 트래킹 시스템 시연 등이 있었다.
OCF 표준 연동 가전의 출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서로 다른 회사의 가전 사이에 정보를 주고 받고, 제어 명령이 공유되면서 사용자 시나리오에 맞춘 사용자 맞춤형 기기 동작과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업체 합류가 마무리되고 인증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기기의 출시와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 OCF 기기나 다른 단체 표준의 연동을 통해서도 OCF의 영역이 계속 확장될 수 있다. 이 번 전시에서는 하니웰 스마트홈 기기나 비 OCF 표준 스마트 전구 등이 인텔 게이트웨이를 통해서 연동 동작되는 시연을 볼 수 있었다.
관계자는 스마트씽즈도 타이젠 TV를 통해서 연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타이젠 3.0에 아이오티비티가 탑재되면서, 타이젠의 확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인텔 오픈 소스 정책의 큰 성과
이 번 OCF의 출범은 삼성과 인텔의 오픈 소스 성공 사례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타이젠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두 기업은 OIC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경쟁 사물인터넷 단체를 흡수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으로서도 성공적인 오픈 소스 사례가 되는 동시에 앞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OCF의 출범은 타이젠의 확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티비티가 탑재된 타이젠 3.0가 공개되면서 앞으로 아이오티비티가 탑재된 타이젠 OS를 활용한 많은 사물인터넷 기기의 출시가 예상된다.
◆사물인터넷, OCF에 투자하라
이번 OCF의 출범은 우리나라 관련 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을 준비하는 중소기업들에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줌으로써 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OneM2M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부 과제도 OCF에 대한 중소기업 지원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록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올신얼라이언스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올신얼라이언스를 통한 호환으로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고, 성장을 거둔바 있다. OCF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사물인터넷에는 OCF의 시대가 도래했다. OCF가 키워갈 사물인터넷 시장을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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