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조문 정국이 끝난 후 여도 야도 당내 갈등이 고개를 들 전망이다. 내년 총선 공천의 주도권을 놓고 각 정당의 계파 전면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의 뇌곤은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 새누리당은 공천 룰을 논의할 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두 달이 지나가도록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위원장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이 법정시한인 13일을 넘기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김무성 대표가 총선 일정을 고려해 공천특별기구 대신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해 공천 일정과 세부 룰 등을 논의하자고 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이 기존에 약속한 공천특별기구를 먼저 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물론 양 측간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거 정국이 오기 전인 지난 19일 원유철 원내대표의 중재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흐지부지하게 끝났다.
김무성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특별기구를 만들고 그 다음 총선기획단과 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순서"라고 물러서면서 공천특별기구 구성에 탄력이 붙는 듯 보였지만 특별기구 위원장을 누가 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이 불가피하다.
지난 9월 갈등처럼 김무성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입장이 분명하고, 친박계는 국민 여론조사 50과 당원 50을 통한 경선을 취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우선공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정부 전현직 인사들의 영남 물갈이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상도동계 출신인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장례기간 동안 사실상 상주 역할을 수행하면서 갈등은 일단 수그러들었지만 언제든지 문제는 불거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대해 "백날 우리 경제를 걱정하면 뭐하나"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되는 것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도리인데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면서 자기 할 일은 안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강력한 입장을 밝힌 만큼 여권 갈등은 다소 늦춰질 수는 있다.
그러나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 논의가 재개되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 문·안·박 연대발 내분, 29일 안철수 답변이 고비
다소 소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여권과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조문 정국이 끝나자마자 내분이 발발했다.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연대 (문재인·안철수·박원순)를 제안한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급작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비주류들을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비주류는 분개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비공개 최고위원 중진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국민과 당원이 선출한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지도부와 단 한마디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발표했고,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천권 요구세력'으로 폄하한 것은 문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호남 의원 17명 역시 성명을 통해 "문‧안‧박 연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 절차에 있어서 지도부와의 협의가 없었고 보완될 필요가 있다"면서 "문 대표가 당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은 공천권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간주한 폄훼성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은 비주류의 요구에 대해 사과하고, 비주류 폄하 반발에는 "문‧안‧박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원론적인 언급이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
김상희·김현미·김태년·백재현·안규백·우상호·유기홍·윤호중·이목희 의원 등 초재선 48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당이 단합하는 길은 현실적이고 구성원 대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 관점에서 문·안·박 연대를 지지한다"는 안철수 의원을 압박했다.
비주류의 기본적인 입장은 문재인 대표의 선 퇴진과 각 계파 수장 및 당 외 야권인사를 포함한 공동선대위 구성이다. 이는 국회의원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20% 의원들이 경선 기회도 부여하지 않는 혁신위의 공천개혁안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안철수 대표가 29일 문·안·박 연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로 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중대 기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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