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9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정 장관의 20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다 '청와대 지시설'까지 불거진 탓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이날 정상화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정 장관의 거취가 쟁점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정 장관을 상대로 20대 총선 출마, 청와대의 출마 지시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정 장관에게 "내년 선거에 나가느냐"고 물었고, 정 장관은 "제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사의 표명이 대구·경북(TK) 지역 '물갈이'와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도 정 장관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빨리 총선 준비를 하도록 청와대에서 사표를 내는 게 좋겠다고 했느냐"고 추궁했고, 정 장관은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며 "예산 심의 관련해선 상당부분 다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전날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것을 두고 '총선 공천용 고의적 실수'라는 비판이 불거지자 "우발적으로 있었던 일"이라며 "의도적으로 했다는 것은 과한 말씀"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예결위 회의장 밖에서도 정 장관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경력관리용 장관의 자판기가 됐다"(주승용 최고위원), 심판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선수로 직접 나서겠다는 행태는 후안무치"(오영식 최고위원)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민 혈세를 쌈짓돈쯤으로 여긴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직분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써왔다"고 질타했고,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총선 출마를 위한 경력관리용 정부인가"라며 연이은 장관들의 사퇴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한 자신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그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 장관 사퇴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