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주류업계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는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하리'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들이 앞 다퉈 대응 제품 출시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11일 롯데주류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출시한 '처음처럼 순하리'는 4월 말 현재 150만 병이 판매됐다.
이 제품은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이 첨가된 소주 칵테일로, 알코올 도수가 기존 소주보다 낮은 14도다.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젊은 층과 여성들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일부 편의점에서는 품절사태를 빚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전국 CU매장에서 판매된 전체 소주 판매량 중 '처음처럼 순하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나 된다.
CU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스낵이나 음료 등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쉽지 않다"며 "4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나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판매량이 급증해 물량을 공급하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저도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이 제품을 먼저 출시했다. 이 지역은 이미 무학이 16.9도의 저도소주인 '좋은데이'로 탄탄한 기반을 쌓아온 상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위스키인 '골든블루', 소주인 '좋은데이' 등 최근 주류업계에서 히트한 제품들이 모두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저도주들"이라며 "'처음처럼 순하리'도 저도주로 출시됐기 때문에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부산·경남 지역에서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순하리'의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이번주부터 생산량도 대폭 늘렸다. 또 반응에 따라 강릉공장뿐 아니라 과실주를 주로 생산하는 경산공장에서도 '처음처럼 순하리'를 생산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현재는 부산·경남 지역 업소를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물량이 확보되면 수도권에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5월 말이나 늦어도 6월 초에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처음처럼 순하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순하리'로 부산·경남 지역의 저도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자 이 지역 강자인 무학과 인근 지역 소주업체인 금복주도 대응에 바로 나섰다.
먼저 무학은 11일 석류, 블루베리, 유자 등 천연 과일과즙을 넣은 소주 칵테일 '좋은데이 레드, 블루, 옐로우' 등 컬러시리즈 3종을 서울 및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 출시했다.
무학은 알코올 도수를 '처음처럼 순하리'보다 0.5도 낮춰 13.5도에 선보였으며, 3종의 소주 칵테일로 '순하리 돌풍'을 잠재운다는 전략이다.
대구·경북 지역 대표 소주업체인 금복주도 '처음처럼 순하리'의 인기를 의식해 이달 중 유자과즙을 첨가한 소주 칵테일 '유자순한참'을 출시한다. 알코올 도수는 14도 정도로, 업계는 오는 20일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복주 관계자는 "우선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유자순한참'을 출시해 판매추이를 지켜본 후 전국 시장 판매도 고려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여러 과실주를 준비하고 있으나 일단 '처음처럼 순하리' 인기로 소비자들이 유자를 선호한다고 판단해 유자맛 소주 칵테일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주 시장 강자인 하이트진로는 소주 칵테일 관련 제품 출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러한 소주 칵테일 인기가 단순히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좀 더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한정판으로 알코올 도수 16도의 사과맛 소주 칵테일 '참이슬 애플'을 출시한 적이 있다"며 "최근 곳곳에서 재출시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시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관련 제품 출시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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