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비선 의혹에 대해 "찌라시에 나오는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논란의 시발점인 세계일보가 십상시 모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일보는 8일 보도를 통해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청와대 내부 문건은 모임 참석자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된 사실이라며 제보자가 공직기강비서실 감찰 당시 본인 제보의 신빙성을 입증할 근거 자료를 청와대 관련 부서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이 정치권에 떠돌자 풍문의 근거를 찾기 위해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청와대 안팎 인사 10여명이 정기적으로 모인 자리에서 풍문이 시작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이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안팎 인사를 상대로 탐문을 벌였고, 모임 참석자 중 한 명을 통해 만남의 사실 여부와 회합의 성격 등을 확인했다.
더욱이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이 과정에서 모임을 입증할 자료를 내부 고발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사실일 경우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두 번에 걸쳐 해당 문건을 '찌라시'로 규정하면서 비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세계일보는 입증 자료가 모임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인지 혹은 이들 간에 오간 내용을 기록한 녹취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세계일보가 보도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첩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여기에는 정씨와 그를 따르는 청와대 안팎 인사들이 서울 강남권에서 정기적 모임을 하고 정부 고위공직자 인사 문제 등을 논의한 정황이 담겼다.
또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 서열을 언급하고 박 대통령 혈육과 관련된 발언도 있는 등 발언 수위도 높았다. 십상시 멤버 중 일부 인사의 구체적 비위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이같은 첩보를 여과와 검증을 거쳐 새로운 형태의 문서로 1차 가공했고, 이를 토대로 최종본을 만들었다.
현재 검찰의 청와대 비선라인 수사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하고, 청와대 비서관들의 통화 내역을 분석했지만, 핵심인 정윤회 씨와 청와대 내외부 인사들의 정기적인 회동이 있었느냐와 청와대 문건이 어떻게 유포됐느냐에 대해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른바 '십상시 모임'의 결정적 증거가 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청와대 비선 의혹의 수사는 이 결정적 증거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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