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벼랑 끝에 선 PC업계가 반격에 나선다. 무기는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동시 구동하는 PC. 선봉장은 인텔이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3일(현지 시간) 인텔이 윈도와 안드로이드가 동시 구동되는 ‘듀얼 OS’ PC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더버지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의 ‘듀얼 OS’는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윈도 내부에서 안드로이드를 구동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PC를 재부팅하지 않고도 안드로이드와 윈도 앱을 나란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삼성이 선보인 아티뷰Q와 비슷"
인텔의 듀얼OS는 지난 해 6월 삼성이 선보인 아티브Q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더버지가 전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노트북PC였던 아티브Q는 풀 스크린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안드로이드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듀얼 OS가 최종적인 제품 명은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계획을 최초 보도한 타임은 ‘PC 플러스’란 명칭을 사용했다.
최근 태블릿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PC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윈텔 듀오’의 또 다른 축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함께 PC 시장을 주도했던 인텔 입장에선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텔이 그 해답으로 찾은 것이 바로 듀얼 OS인 셈이다. 실제로 인텔은 수 년 동안 자사 x86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보도대로 인텔이 이번 CES에서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동시 구동하는 ‘듀얼 OS’를 선보일 경우 PC 업계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MS는 듀얼 OS 탐탁찮게 생각할 수도"
하지만 인텔이 ‘듀얼 OS’를 들고 나오는 데 장애 요인이 남아 있다. MS와 구글이 인텔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어 인사이트 & 스트래티지의 페이트릭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MS는 듀얼 OS를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MS는 현재 데스크톱과 모바일 OS인 윈도와 윈도폰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쪽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MS는 PC 제조업체들에게 듀얼 OS 쪽에서 손을 떼도록 은근한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무어헤드의 예상이다. 
윈도와 달리 안드로이드는 제조업체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역시 구글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나 지메일, 구글 맵 등에 대한 접속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듀얼 OS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엔 구글이 압박을 가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인텔 듀얼 OS 전략이 제대로 꽃을 피우기 위해선 MS와 구글이 마음을 얻는 것이 최대 과제인 셈이다. 인텔이 다음 주 개막되는 CES에서 듀얼OS를 공식 발표할 경우엔 최소한 그 부분은 해결된 것으로 봐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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