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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올해 키워드는 '위기·성장·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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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위기돌파, 미래 신사업 확보"의지

[박영례, 정기수기자] 새해를 맞이하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국내 4대 그룹의 위기의식이 어느때보다 높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경제 회복세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타격 등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

이 탓에 기업들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임직원의 위기의식 무장과 함께 핵심사업의 성장 및 미래 신사업 등 마련에 총력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이들 4대 그룹의 경영 키워드 역시 위기와 성장, 미래로 압축된다.

2일 삼성과 현대차그룹, SK, LG그룹 등 주요 그룹이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새해 업무에 돌입한 가운데 이건희 회장 등 총수들은 신년사를 통해 이같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 성장과 신사업 확보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위기 극복하자"

4대 그룹 총수의 기업 경영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은 어느때 보다 높은 수준. 모든 상황을 원점에서 재검토, 한계를 돌파 하지 않으면 언제든 현재의 위치는 물론,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고 진단하고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강도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진단은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분기 영업익 10조원 시대를 여는 등 성과를 냈지만 여타 계열사나 신사업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과 무관치 않다.

삼성 안팎의 성장성 둔화 및 성장엔진 부재 등 논란이 심심치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은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도 떨쳐 내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이날 양재동 본사에 모인 경영진들에게 "최근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올해 경영환경을 진단했다.

지난해 그룹 총수 구속 등 초유의 사태를 맞은 SK그룹의 위기의식은 더욱 절박한 상황.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날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지난해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이 부진했다"며 "또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침체, 대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져 어려운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SK의 성장을 주도해 왔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밤낮을 안 가리고 열정을 바쳤던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그 아픔이 더 했다"며 총수 부재에 따른 그룹 위기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해 '시장 선도'에 방점을 찍었던 구본무 LG 회장 역시 임직원에 대한 철저한 의기의식 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함께한 자리에서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라며 "원화 강세와 경기 회복 지연 등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렵고, 선도 기업의 독주 및 다른 범주에 속하던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 될 것"이라 우려했다.

자칫 방심하면 앞서 나가던 기업들도 기회를 놓치고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구 회장은 "우리는 선도 기업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고, 후발 주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각오를 다져야 하며, 이러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모든 경영 활동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쉽지 않다"… '성장과 미래' 총력

이에 따라 올해 4대 그룹은 혁신을 통한 핵심사업의 역량 강화 및 미래 성장을 담보한 신사업 육성 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 혁신 및 인재, 아울러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시 어느 때 보다도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사업구조 및 기술, 경영시스템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며 "세계 각지의 거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올해도 전년과 같은 50조원 이상을 투자, 주력 분야에서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현대차 그룹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성장 기반 강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관리체계 정립 및 조직 혁신 ▲중장기 성장 전략 체계화 ▲혁신기술 투자 확대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 기여 ▲제철·건설분야 신성장 동력 확보 ▲협력사 동반성장 및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에 역점을 두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몽구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더욱 체계화하고,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786만대로 잡았다. 지난해(756만대)보다 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연비와 안전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등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필요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또 그룹 내 철강·건설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올해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통한 기업 가치 300조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세웠다.

이날 김창근 의장은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아래서 각 관계사와 위원회가 자율책임과 집단 지성의 시너지를 통해 SK그룹의 경영방향인 기업가치 300조원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되자"고 의지를 다졌다.

LG그룹은 올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다는 각오 아래 ▲주력사업에서 선도 상품으로 성과 창출 ▲신사업은 일등 목표로 육성 ▲고객 최우선, 집요하게 실행하는 문화 정착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호흡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주력 사업에서는 선도 상품으로 반드시 성과를 내고, 신사업에서도 1등을 달성할 수 있는 핵심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

이와 관련 구본무 회장은 "앞선 기술과 완벽한 품질은 물론, 고객을 사로 잡는 마케팅과 유통 그리고 서비스까지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비로소 LG가 고객에게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신규 사업 대부분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성공하기 어렵고,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한발 앞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업 책임자들이 반드시 책임 지고 이러한 것들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들 그룹들은 올해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삼성은 '협력회사는 우리의 동반자'라는 인삭 아래 모든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 역시 올해도 협력사와 동반성장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SK와 LG 역시 '사회와 함께하는 행복경영 실천',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호흡하는 대표 기업'을 목표로 관련 활동을 적극 전개하 나가기로 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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