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신흥국 공략, '내수·중산층' 잡아라"

[정기수기자] "급팽창하는 신흥시장은 중산층과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선진국은 변화된 소비ㆍ구매 패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코트라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13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열고, 국내 수출기업의 글로벌시장 공략 전략을 이 같이 제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9개 지역 해외본부장들은 "어려운 여건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찾고 그 속에서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면서 각 지역별 진출전략을 소개했다.

우선 신흥시장 본부장들은 급팽창하는 신흥시장 중산층과 내수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첫 연사로 나선 박진형 중국지역본부장은 "시진핑 시대를 맞아 중국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내수시장과 전체 인구의 23%에 달하는 중산층을 공략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륙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60%가 중간재이고 완제소비재가 10% 미만"이라며 "도시화로 중ㆍ고급 소비재 수요가 급팽창하는 내륙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전략시장으로는 후베이성·쓰촨성·산시성·허난성 등이 꼽혔다.

불황 없는 소비시장으로 불리는 동남아의 경우 내수시장이 커지는 데다 한류(韓流)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반이 더욱 탄탄하다는 평가다.

윤희로 아시아지역본부장은 "2015년 소비시장 규모가 1조7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인도네시아ㆍ태국ㆍ필리핀, ㆍ베트남ㆍ싱가포르 등은 내수시장 확대로 유통ㆍ프랜차이즈ㆍ스마트 콘텐츠 등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데다, 한류의 인기가 높은 것도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선진국인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지역본부장들은 소비자들이 위기 지속으로 과거와 다르게 저가·소형제품 선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런 변화된 소비ㆍ구매 패턴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유럽지역본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면서 유럽 국가ㆍ기업ㆍ가계는 공통적으로 지출 줄이기에 돌입했다"며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ㆍ스마트폰 등 국내 대기업 제품의 약진으로 국산 부품 등 중소기업 제품으로까지 긍정적인 영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럽 기업과 협력을 늘리면서 대형 유통망을 통한 생필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엄성필 북미지역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소비자들은 과거 분에 넘치는 소득에서 벗어나 자기 소득범위 내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중"이라며 "경기불황으로 중산층이 감소해 소비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화 제품과 최근 모바일 신세대의 특성을 잘 파악한 각종 보조용품ㆍ악세서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정혁 일본지역본부장도 "전체 대일 수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5.6%에 달한다"며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현지에서 점차 인정을 받고 있는 부품소재뿐만 아니라 소비재까지 공략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