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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관심 다시 커졌지만…TV업계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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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용 콘텐츠 확보 필요, 애플의 제품 정책과도 달라

[박웅서기자] 애플TV에 대한 관심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셋톱박스 형태의 제품이 아닌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일체형 TV, 일명 '아이TV'(iTV)에 대한 소문이 다시 돌고 있는 것.

그러나 정작 TV 업계에서는 애플의 TV 시장 진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현재 고해상도(HD)의 대형 TV 디자인을 테스트하기 위해 부품업체들과 작업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홍하이정밀(폭스콘)과 일본 디스플레이업체 샤프가 최근 몇개월 동안 애플과 애플TV 디자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TV에 대한 애플 최고경영자의 높은 관심 또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팀쿡 애플 CEO는 최근 NBC 인터뷰에서 "거실에서 TV를 켜면 마치 20~30년 옛날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며 "애플은 TV사업에 단순한 취미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일체형 애플TV의 가격까지 떠돌며 실제 제품 출시가 임박한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애플TV가 47인치와 55인치 두 가지 크기로, 가격은 1천500달러에서 2천달러 사이에서 출시 될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이 와중에 시장조사업체 알파와이즈와 모건스탠리리서치는 최근 절반에 가까운 미국 소비자들(47%)이 애플TV에 20% 정도의 값을 더 지불하더라도 구매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애플 전략과 TV 맞지 않아"…제2의 특허전 가능성도

정말 내년에는 일체형 애플TV가 출시될 수 있을까? 국내 TV업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단 TV는 애플의 전략과 전혀 맞지 않는 제품군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애플 제품의 평균 수명주기는 약 2년이다. 반면 TV는 한번 구입하면 7~8년은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신제품 출시와 업그레이드를 적절히 활용해 일정 주기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애플의 기존 전략과 전혀 다른 성격인 셈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각 국가마다 방송 표준이 다른 것도 문제다. 이 경우 그동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개발할 때 국가별로 따로 개발하지 않고 단일 모델만을 출시해 왔던 애플의 정책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국내 TV업계 한 관계자는 "TV는 스마트폰과 달리 국가별로 방송 표준을 맞추기 쉽지 않다"며 "주파수, 소비전력, 규격 등이 다 다른데 많아봐야 1~2개 모델만 출시하는 애플이 국가별로 다른 기준을 맞출 수 있겠느냐"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차라리 TV가 아니라 셋톱박스 기능이 들어간 모니터를 TV라며 판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특허 분쟁 우려도 있다. 특히 현재 세계 TV 시장 1위가 애플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소송전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라는 점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스마트폰에 이어 TV 시장에서도 삼성과 제2의 특허전을 각오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TV사업을 하고 있던 전문업체들이 많이 있고 오랫동안 기술이 축적돼 왔기 때문에 특허 분쟁이 일어날 소지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판매거점 부족, 콘텐츠 확보에도 빨간불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는 공급망관리(SCM)와 콘텐츠 확보의 어려움 등을 꼽을 수 있다.

SCM은 기업에서 생산, 유통 등 모든 공급망 단계를 최적화해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또다른 TV업계 한 관계자는 "TV는 제품크기가 크기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중국에서 생산해 일일히 배로 실어 나를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삼성, LG 등 기존 TV업체들도 각 지역마다 판매거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용 콘텐츠 확보도 현재로선 미진하다.

애플이 선보이는 제품은 일종의 '스마트TV'다. 현재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STB 형태의 애플TV 역시 영화, TV프로그램, 팟캐스트는 물론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TV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그러나 애플이 완제품 형태의 스마트TV 사업을 하기 위해선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TV의 핵심이 콘텐츠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다시 말해 컨텐츠가 확보되지 않는 한 TV 시장 진출은 절대 없다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국 케이블 업계는 애플을 경계하고 있다. 국내 TV업계 관계자는 "미국 케이블 업계는 과거 애플이 음악 산업에서 한 일을 보고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런데 미국 외 다른 해외 국가에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미국내 전문 분석기관의 예상도 100%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 실제 파이퍼재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매년 똑같은 전망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연내 애플TV가 출시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이번에는 "애플이 내년 11월 TV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미국 유명 벤처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애플이 TV를 출시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2014년이 유력하지만 2013년 출시도 가능하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애플TV 기사를 단독 보도한 WSJ도 "아직 공식 프로젝트가 아니며 검토 과정도 초기 단계"라며 일정 수준에서 선을 그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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