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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文-安, 지지층 표심 잡는 '일정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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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강한 보수 지지층 업고 중도로, 文 진보개혁 세력 결집, 安 '쇄신'으로 세력 결집

[채송무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선 승리와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12월 대선 구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행동 하나하나, 일정 하나하나에는 저마다의 전략과 의미가 있다. 각 후보들의 일정을 보면 각 대선주자들의 숨은 의도가 보이는 셈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빅 3' 중 가장 강고한 보수 지지층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강력한 중도층 잡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일상적인 첫 일정인 현충원 방문에서 박 후보는 방명록에 '호국 영령의 뜻 받들어 국민 대통합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 '국민 대통합'을 기치에 건 광폭행보가 시작됐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도 참배했다.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전태일 재단을 방문했고, 자신의 약점이라고 평가되는 20대 대학생들도 만나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다.

20일에는 네이버·다음 같은 인터넷 포털 업체도 방문해 자신이 부족한 인터넷 여론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민주화 추진 역시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최근 시대 화두인 '민생 회복'을 화두로 보다 선명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문 후보는 첫날 현충원 참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반 참전 용사 묘역만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후보의 초반 행보는 '힐링 행보'라 할 만큼 사회적 약자 층에 맞춰져 있다. 후보 선출 다음날 문 후보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자리창출 각계대표 간담회에 참가해 중소기업 등의 이야기를 듣고 일자리 창출 대책을 논의했다.

20일에는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방문해 취업 준비생들과 컵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청년 실업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청년층을 방문해 희망을 준 것이다. 문 후보는 21일에는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이 심리치유를 받고 있는 경기 평택 '와락 센터'를 방문해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의 어려움을 듣고 아픔을 나눴다.

민주당 경선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문 후보가 진보개혁 지지층을 강하게 다지면서 '민생 회복'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중도층을 얻으려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이다.

가장 늦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의 중심은 정치 쇄신을 위한 통합에 맞춰져 있다. 안 원장은 현충원 방문에서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 뿐 아니라 박태준 전 총리와 일반 참전용사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안 후보의 문제 의식은 '지금까지 좋은 정책이 많았음에도 왜 현실화되지 않았는가'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박근혜·문재인 후보와의 정책 경쟁을 위한 3자회동을 21일 다시 제안했다. 그간 보수·진보의 극한 대립이 사회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경기도 안산시에서의 청년 사관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진정한 통합과 화합은 선거 후에 시작하면 늦고 선거 과정에서 건전하게 경쟁하면서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두 후보가 3자회담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는 것 같으니 추석 전에 만나자"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안 후보의 지지층이 기존 정치에 쇄신을 요구하는 층인데다 안 후보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지지층을 모두 흡수해야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대변한다. 안 후보는 선거 구도가 여야 극한 대결 구도로 가면 소외될 수밖에 없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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