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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베이의 페이팔 인수, 어떤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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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e베이(eBay)가 8일(현지 시각) 페이팔(PayPal)을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결제 서비스 경쟁의 최종 승자는 페이팔의 몫으로 돌아갔다.

물론 이번 거래는 형식상으로는 e베이가 페이팔을 인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팔은 인수대금으로 15억 달러라는 거금을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치열한 시장 다툼을 벌여왔던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서 부동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e베이는 페이팔 인수를 통해 그동안 자체 서비스해 왔던 빌포인트(Bollpoint)의 e베이 페이먼츠(eBay Payment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페이팔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통일하겠다고 밝혀 페이팔의 위상을 한층 드높이고 있다.

◆ e베이-페이팔, 협력과 함께 경쟁 관계

지금까지 e베이와 페이팔 양사는 사업면에서 동지이면서도 적인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e베이의 경매 서비스가 활성화된 데는 전문적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의 도움이 컸다. 페이팔 역시 자사 매출의 대부분을 e베이 결제 대행을 통해 얻는 등 상부상조하는 관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온라인 결제 서비스 시장이 커지자 e베이는 자사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직접 챙기길 원했고 결국 지난 99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빌포인트를 인수했다.

이 때부터 e베이와 페이팔은 협력자에서 경쟁자 관계로 돌변했다. e베이가 빌포인트의 e베이 페이먼츠 서비스를 앞세워 직접 지불 대행 서비스를 개시한 것이다.

그러나 e베이의 강력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빌포인트의 e베이 페이먼츠는 강력한 시장 입지를 구축해 놓은 페이팔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미 대다수 e베이 회원들이 페이팔을 사실상 표준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파고들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e베이는 자체 결제 서비스 대신 페이팔 인수를 통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 통합을 시도한 것이다.

◆ 시장 선점 통해 페이팔이 e베이 누른 셈

페이팔이 빌포인트를 누르고 시장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페이팔은 가장 먼저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일찌감치 e베이 사이트 내에서 영업 활동을 벌였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2002년 1분기를 기준으로 e베이 전체 경매 거래의 약 70%가 페이팔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반면, 빌포인트를 통한 거래는 전체의 약 27%에 불과하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의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야만 송금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페이팔이 지속적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가 크게 나쁘지 않는한 쉽게 바꾸지 않는 결제 서비스의 특성도 한 몫을 했다.

수익 구조도 페이팔의 승리에 일조를 했다. 페이팔은 지난해부터 흑자 노선을 걷기 시작해 올 1분기에도 매출과 수익 모두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반면 빌포인트는 e베이의 배후 지원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1천만~1천500만 달러 가량의 적자를 냈다.

수익 확보를 최우선시 하는 근래 닷컴 경영 기조를 감안할 때 빌포인트를 계속 안고 가기에는 e베이의 부담이 너무 컸던 것.

가트너의 분석가 아비바 리턴(Avivah Litan)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 있어 선발업체의 이점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 사례"라며 "대량 회원 확보를 통해 사실상의 시장 표준을 거머쥔 페이팔의 마케팅 전략의 승리"라고 언급했다.

◆ e베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시장 진출 전망

그러나 이번 인수가 페이팔과 e베이의 앞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페이팔과 e베이의 서비스가 고객 중심 원칙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잇다르고 있을 뿐 아니라 금융 결제와 경매 서비스를 모두 주도하려는 e베이의 정책에 소비자들이 거부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e베이에서 중고물품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리셀러(Reseller)들은 이번 인수가 페이팔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건 혹은 몇 십 건씩 경매 거래를 해야하는 리셀러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페이팔과 빌포인트의 경쟁 체제로 얻을 수 있었던 잇점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셈이다.

실제로 이 기회에 페이팔 서비스를 해지하고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로 돌아서려는 리셀러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장기적인 e베이의 목표라는 것.

재블린 스트레트지 & 리서치의 분석가 짐 반 다이크(Jim Van Dyke)는 "페이팔의 자산을 활용해 e베이가 타 전자상거래 분야에 온라인 결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며 "e베이 사이트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굳이 15억 달러에 페이팔을 인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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