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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 뒤흔든 킨들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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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는 처음 출시될 때 아이패드 대항마로 불렸다. 출시 된 지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지금까지는 애플에 직접적으로 가한 타격은 크지 않았다. 애플에 따르면 12월 마감된 분기에 아이패드 판매량은 1천540만대 수준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아마존이 '반 값 태블릿'을 표방하면서 내놓은 킨들 파이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아마존이 태블릿 시장에서 별 다른 위세를 보이지 못한 건 아니다. 아이패드 대신 '안드로이드 군단'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삼성 갤럭시 탭이 타깃이 됐다.

모바일 분석 전문 회사인 플러리가 29일(현지 시간) 발표한 태블릿 시장 동향 보고서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불과 2개월 만에 갤럭시 탭 따라잡아

플러리에 따르면 2개월 전인 지난 해 11월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서 아마존 킨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전체 점유율이 고작 3% 수준에 머물렀던 것. 반면 삼성 갤럭시 탭은 63%를 점유하면서 안드로이드 군단의 맹주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불과 2개월 만에 크게 달라졌다. 킨들 파이어 점유율은 36%로 껑충 뛰면서 삼성 갤럭시 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이패드와 직접 승부를 벌이기에 앞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부터 평정할 기세인 셈이다.

반면 아수스, 모토로라, 에이서 등 아마존보다 먼저 태블릿을 내놓은 업체들은 여전히 한 자릿수의 저조한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플러리의 이번 자료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다. 모바일 분석 업체인 플러리는 약 90% 가량의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 현황을 매일 분석하면서 이 자료를 만들었다. 플러리 측은 안드로이드 이용자 20% 가량의 앱 이용 시간을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자료의 점유율은 정확하게는 앱 이용 시간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태블릿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유료 앱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개발자 생태계가 제대로 꾸려지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플러리는 유료 앱 다운로드 건수도 비교했다.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마켓과 아마존 앱스토어의 10대 앱 중 다섯 개 유료 앱의 다운로드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킨들 파이어 이용자들의 유료 앱 다운 건수가 갤럭시 탭 이용자의 2.5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킨들 파이어 보급량이 갤럭시 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플러리는 "아마존 앱스토어가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매출을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생태계가 위력 발휘한 듯

당연히 "왜?"라는 질문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선 아마존의 태블릿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잘 아는 것처럼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는 '반값 태블릿'이다. 단말기 가격이 199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달 여만에 영향력이 급격하게 커진 부분을 '저렴한 가격' 덕분이라고만 보긴 힘들다. 그보다는 콘텐츠와 생태계를 중시한 아마존 특유의 전략이 먹혀든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아마존은 1994년 인터넷서점으로 출발해 음반과 의류, 완구, 식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지난 2010년에는 아마존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육성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아마존은 앱스토어 이용자들에게 하루에 한개씩 유료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웹페이지에서 앱을 30분간 사용해볼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앱스토어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 기능들을 이용하려면 아마존 아이디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마존 사이트의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앱스토어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콘텐츠 판매 수수료와 모바일 광고수익도 덤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한 단계 고도화된 콘텐츠 판매 육성책이 추가됐다. 바로 킨들 파이어다. 아마존은 2007년말 e북 리더기인 킨들을 출시해 e북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이 시장을 58%까지 선점하면서 든든한 수입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와 누크의 확산으로 이들 시장에서 점차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란 태블릿을 내놓은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기존 태블릿PC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 중독성을 키운 셈이다.

플러리의 분석도 비슷하다. '다르게 생각하는(Think different)' 아마존의 접근 방식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애플과의 진검 승부는 어떻게?

최근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군단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졌다.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분기 29%였던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지난 해 4분기엔 39%까지 증가했다.

2010년 4분기 1천70만대 였던 태블릿 출하량 규모가 지난 해 4분기 들어 2천680만대로 늘어나는 데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이끈 것이 바로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다.

플러리 보고서는 이런 현황을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의 전략이 적어도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선 잘 먹혀들었다는 것.

관심사는 역시 애플과 아마존의 태블릿 경쟁이다.

지나친 단순화란 비판을 무릅쓰고 굳이 비교하자면 애플은 단말기를 중심에 두고 여기에다 콘텐츠를 덧붙여 왔다. 반면 아마존은 콘텐츠 판매를 위해 단말기를 계속 내놓는 전략을 택해 왔다. 킨들이 그랬고, 킨들 파이어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쉽게 점치기 힘든 둘 간의 승부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둘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태블릿 시장의 구도가 결정될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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