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본회의를 열고 당초 계획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이는 최근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일부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인해 국내 금융 시장의 혼란을 반영한 것으로 금융권은 해석했다.
당초 금통위는 하반기 한차례 금리를 조정해 기준금리 3.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통위는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보다 4.7% 오르는 등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인 물가가 급등하자 물가 안정 차원에서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세계경제를 보면 신흥시장국 경제는 호조를 나타냈으나,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세계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경기의 둔화 지속 가능성, 유럽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확산,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우리 경제에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 韓경제 긍정적...그러나, 미국·유럽 대외악재로 불확실성 높아
그러나 그는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수출이 견조한 신장세를 보이고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등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사정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총재는 또 "앞으로 국내 경기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채소류 등 농산물가격의 큰 폭 상승으로 지난달 4.7% 수준으로 높아졌고, 앞으로 경기상승기조에 따른 수요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3.8% 수준으로 상승했고,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금융시장에서는 해외 위험요인의 확대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 등으로 8월 들어 주가와 장기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환율은 상승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불안요인 등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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