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업체들의 ‘2002년 희망가’가 예사롭지 않다.
국내 8대 주요 포털 CEO들은 2002년은 명실상부한 수익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CEO들은 “2001년은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내실을 다지는 해”라고 평가하면서 “2002년부터 리딩 컴퍼니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NHN(舊 네이버컴), 라이코스코리아, 네띠앙, 심마니, 코리아닷컴, MSN코리아 등 8대 포털CEO들은 inews24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02년엔 경쟁력을 기반으로 순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올해는 포털들에게 많은 기회가 제공됐던 한 해였다”고 지적했다. 성숙기에 접어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한 해였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8대 포털 CEO들의 옹골찬 야심이다.
한 마디로 인터넷 리딩 컴퍼니인 포털의 인프라를 본격 활용해 ‘닷컴’에서 ‘닷컴퍼니’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각사 대표들은 자신들의 비교우위적 요소를 발전시켜 내년엔 보다 두드러진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 2002년은 수익 원년
CEO들은 ‘무료 인터넷 서비스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2002년부터는 유료화가 대세로 떠오를 것이란 게 이들의 전망이다.
그 동안 페이지뷰에 기반한 광고 매출에 주로 의존해 왔던 포털들은 유료화를 통한 매출 다양화를 2002년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올해 기본적인 수익 모델 창출에 성공했다고 평가한 CEO들은 내년부터는 자사의 비교 우위를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고속 성장에 성공했다”고 평가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www.daum.net) 사장은 "내년엔 콘텐츠 분야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 매출 1천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익모델을 굳혔다고 자평했다. 현재의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콘텐츠 쪽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다음의 2002년 전략이다.
이승일 야후코리아(www.yahoo.co.kr) 사장도 "인터넷 무료 시대는 가고 가치 있는 서비스가 대가를 받는 본격 유료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체 솔루션, 커머스, 리스팅 등 5개 비즈니스에 주력할 예정이다.
포털 중 최고 ‘알짜 수익업체’로 평가받는 네이버컴(www.naver.com)은 내년엔 주력 서비스인 검색과 게임 외에 핵심전략 서비스를 개발하고 올해 부진했던 해외 비즈니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해진 네이버컴 사장은 "올 한해는 NHN이 서비스와 수익 모델면에서 안정화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한다"며 "내년엔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종현 라이코스코리아(www.lycos.co.kr) 사장은 "올해 포털업계는 '외형 불리기'에서 '내실다지기'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 한 해"라며 "'닷컴(.com)'에서 뚜렷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닷컴퍼니(.company)'로 자리잡아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라이코스코리아는 개인화(personalized)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영역을 강화해 '가장 영향력있는 네트워크'를 지향하며 '선택과 집중'으로 이용자 만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MSN코리아(www.msn.co.kr)는 개별서비스의 유기적 통합과 온라인마케팅 사업 강화라는 두 축을 내년의 큰 화두로 잡았다.
이구환 MSN코리아 이사는 "출범 2년 만에 정상권 포털들에 도전장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며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콘텐츠 파트너 보강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디지털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광고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승현 심마니(www.simmani.com) 사장은 "기업대상의 솔루션과 마케팅플랫폼ASP사업, 유료콘텐츠, 해외부문에 주력 할 것"이라며 "현금흐름을 중시하면서 수익을 확보하는데 주력해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회 코리아닷컴(www.korea.com) 사장은 "포털 운영 및 유료화 경험으로 투자가치를 극대화하는 효율적인 마케팅 노하우가 축적됐다는 판단 하에 전략적인 입지를 선점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네띠앙(www.netian.com)은 개인지식 정보화 쪽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하진 사장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한 마이웹 유관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사회적으로는 홈페이지를 통한 지식기반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 대기업 진출 '걱정없다'
올해 포털 업계의 빅 뉴스 중 하나가 바로 SK의 네이트닷컴 출범. 그 동안 대기업 무풍지대로 통했던 포털 시장에 네이트닷컴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대기업의 연쇄 진출 마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CEO들은 이에 대해 “대기업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포털들의 노하우를 뛰어 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제대로 된 수익모델과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냐’라는 것. 이런 관점에서 대기업이 진출하더라도 위협적인 존재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금력 만으로는 브랜드, 로열티 있는 이용자, 친숙한 서비스로 무장한 포털의 아성을 뚫기 힘들 것이란 게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전하진 네띠앙 사장은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면서도 “인터넷 서비스의 성패는 마케팅이나 디자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익 모델 개발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네이트닷컴의 사업 모델은 벤처 포털과는 지향점이 다른 것으로 전 사장은 평가했다.
김용희 코리아닷컴 사장 역시 “자본력 이외에도 선점, 경험, 기업문화, 고객의 니즈에 대한 신속한 대응 등 다양한 경쟁 요소가 있다”고 전제한 뒤 “대기업의 진입으로 영향을 있겠지만 단기간에 대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수익 모델 없이 페이지뷰에만 의존하는 포털들은 도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해진 NHN 사장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페이지 뷰 중심의 순위 경쟁을 끝나고 수익구조를 중심으로 포털의 순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일 야후코리아 사장 역시 “확실한 수익 모델 없이 페이지뷰와 유저확보에만 신경을 쓰고 이를 현금화하는 데 느린 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이구환 MSN코리아 이사는 “국내 포털이 아직 미디어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인터넷 상에 산재해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통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화기자 jh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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