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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SW 기업들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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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티맥스-한컴 줄줄이 휘청휘청

핸디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소프트 등 토종 소프트웨어(SW) 대표 기업들의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육성책이 무색할 정도로 간판 기업들이 줄줄이 휘청대는 가운데, 어쩌다 SW 업계가 이 지경까지 왔느냐는 자조 섞인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핸디소프트는 회사 관계자의 횡령협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핸디소프트 관계자는 9일 "횡령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고,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관련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이 회사의 주요 관계서류를 압수했다. 검찰은 서류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디소프트는 20여년 동안 토종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워크플로(workflow)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룹웨어와 업무프로세서관리(BPM) 등의 솔루션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u-시티, 보안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지만, 지난 2009년 169억원의 매출에 영업손실이 5억원, 당기손실이 58억원을 기록해 경영압박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600억원에 이르는 부채로 자금난이 컸지만, 용인수지 동백사옥을 매각하며 연말에 금융권 부채 538억원을 상환하면서 다소나마 숨통이 트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횡령조사가 진행되며 경영환경이 불투명하게 돌변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영업환경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날 핸디의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한국형 운용체계(OS) 개발을 추진하며 큰 관심을 이끌었던 티맥스소프트는 지난달 28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기업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사는 DMBS, SO 등 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국산 기업의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매출 802억원에 영업손실 314억원, 당기순손실 678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현재 부채 규모는 1천5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티맥스의 계열사 가운데 OS를 개발한 티맥스코어는 삼성SDS에 매각됐다.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타 등이 남아있지만, 2008년 말 2천명에 육박하던 전문 인력은 50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티맥스 관계자는 "채권단이 정밀 실사 작업을 거친 3개월 후 본격적인 경영개선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며 "티맥스소프트가 자구책을 채권단에 제시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래아 한글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맞서고 있는 한글과컴퓨터는 ‘연중행사’로 주인이 바뀌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무한경쟁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매출 487억원, 영업이익 152억원, 순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초 신제품 오피스 버전을, 스마트폰 분야 진출에 가속도를 내며 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지난해 6월 셀런에 인수된 1년 여만에 또 다시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M&A(인수합병)계의 '봉'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컴의 새 주인은 다음 달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올해 1월 이 회사 김영익 사장이 회사돈 수십억 원에 대한 횡령혐의로 자신의 형인 김영민 셀런 사장과 함께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한컴은 지난 2008년 프라임그룹 사태와 관련해 백모 전 사장의 검찰조사를 받는 등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된 바 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산업의 토대가 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좋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제 값을 받게 되면,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몰려가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지겠지만, 지금처럼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중심으로는 '소프트웨어 가격후려치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의 한 CEO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줄줄이 악재에 빠져 있는 모습이 우리 SW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하다"면서 "정부 지원에 기댄 채 안이한 경영전략을 세운 경영진의 책임이 큰 게 분명하지만, 말로만 SW 육성을 외치면서 공정거래라는 기본적인 시장질서를 바로 잡으려는 의지가 없는 정부의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정명화기자 so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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