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우원길 SBS 사장 등 지상파방송사장들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심야방송의 편성규제를 풀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현재 지상파TV는 새벽1시부터 6시까지는 방송이 금지돼 있고, 스포츠경기 중계 등을 이유로 새벽 시간 대에 방송하려면 사전에 방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방통위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지상파 방송시간은 연장하지만 프로그램 질이 하락되지 않도록 편성 규제를 적용하는 걸 검토중이다.
방송사 사장들은 이날 서울 하림각에서 최시중 위원장과 '방송업계 CEO 간담회' 자리에서 심야방송시간 연장과 편성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김인규 KBS 사장은 "심야방송 편성규제 풀어주는 것과 시험적으로 편성 규제 풀어주는 것과 관련 미리 방송사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통지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이를테면 9월에 한다면 6월에 미리 알려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천안함 등 국가적 재난이 있었는데, 방송이 끊긴다는 항의가 있었다"면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올 해 내에 꼭 해줬으면 좋겠고, 가급적 빠를 수록 좋다"고 말했다.
우원길 SBS 사장도 "당장은 아니어도 먼저 시험방송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제안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방통위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지상파방송 시간 연장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 해 12월 방통위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지상파방송시간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하자, "(지상파TV의 방송연장시) 지상파 방송으로의 광고쏠림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자율화할 경우 오락이나 드라마, 영화 같은 상업적 프로그램 편성비율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 자료를 냈다.
◆3D제작펀드, 시청률 조사방식 등도 언급
3D 콘텐츠 제작 지원, 시청률 조사방식 변화 필요성 등도 언급됐다.
우원길 SBS 사장은 "3D 콘텐츠를 만드는데, 대단히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장비나 가전사 등과 협조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도 "3D의 최대 수요자는 삼성이나 LG같은 가전업체인데, 유감스럽게도 국내 가전업체들은 콘텐츠 지원은 외면하다시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규 KBS 사장은 "3D와 관련 다른 업체들이 방송사 지원에 대해 관심이 미약한데, 직접 지원해주기 어려우면 3D 제작 펀드를 만들어 지원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곽덕훈 EBS 사장은 "인터넷이나 DMB를 통해 방송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층이 많은데, 오로지 지상파만 기준으로 시청률 조사를 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 모르겠다"면서 "디지털 패러다임에 맞는 시청률 인덱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규 KBS 사장은 한국방송협회장 자격으로 광고주협회와 조찬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광고가 너무 시청률 위주로만 흘러 프로그램의 퀄러티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는 제안을 했더니 전경련에서 조사 비용을 댈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방통위에서 좀 이런 데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면서 방송사 사장들에게 6.25 전쟁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프로그램 제작을 당부했으며, 새로운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고 이태희 대변인이 전했다.
최 위원장은 "네이버는 1조로 5천명을 고용하는데, SK텔레콤이 10조로 5천명을 고용하면 (네이버가) 10배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3D 산업 등 신산업 활성화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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